시와 수필

생명은

구름뜰 2011. 6. 9. 08:32

 

8

 

 

 

생명은
자기 자신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듯하다.
꽃도
암술과 수술이 갖추어져 있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곤충이나 바람이 찾이와
암술과 수술을 중매한다.
생명은 그 안에 결핍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다른 존재로부터 채워 받는다.

세계는 아마도
다른 존재들과의 연결
그러나 서로가 결핍을 채운다고는
알지도 못하고
알려지지도 않고
그냥 흩어져 있는 것들끼리
무관심하게 있을 수 있는 관계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은 것들도 허용되는 사이
그렇듯 세계가
느쓴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은 왜일까.

꽃이 피어 있다.
바로 가까이까지
곤충의 모습을 한 다른 존재가
빛을 두르고 날아와 있다.

나도 어느 때
누군가를 위한 곤충이었겠지.
당신도 어느 때
나를 위한 바람이었겠지.

- 요시노 히로시 

 

결핍 - 채우고 싶은 그 무엇, 채워지지 않는것이기도 하고 채울 수 있기도 한,

존재들과의 연결 -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니기도 한,

외로움 - 모르는 새에 지나가 버리기도 하고, 소주한잔으로 달랠수 있는 허기,

그리움- 기다리지만 오지 않을 것들, 오지 않아서 그리움일수도 있는,

 

바람이 그리운 물이랑은 제 스스로 충만할 줄 알까.

혼자일 때 충만하다는 것은, 

외로움이나 고독감으로 물이랑을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견딘다는 건 결국 내안의 결핍을 마주하는 일. 

 

멀쩡하다가 밀려오기도 하고,

침잠해 갈 수록 더 간절해 지는 것들,

'어떤 순간'은 소주 한잔으로도 답이 되는 걸 보면,

'마음'이란 것 참 별거 아니다 싶을 때도 있다.

 

나도 가끔 누군가에게 소주한잔이고 바람이었을까.

때로는 사랑이기도 했을까!

흔적도 없이 스며들기도 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바람과 소주한잔과 사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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