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만나던 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착한 눈빛 해맑은 웃음
한마디 한마디 말에도
따뜻한 배려가 담겨 있어
잠시동안 함께 있었는데.....
오래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내가 하는말들을
웃는 얼굴로 잘 들어주고
어떤 격식이나 체면 차림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하고 담백함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대는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더 좋은 사람입니다.
-용혜원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내 눈에만 보이고 나만 볼 수 있는 그를 만난다는 건 복이다.
고교시절,,
새 학년에 오르고 반을 배정받으면 맨먼저 번호를 정하고 짝을 정했다.
어느해 유독 짝하고 싶은 탐나는 친구가 있었다.
나보다 커서 내가 그녀 앞에 섰고, 선생님이 지나갈때 잔뜩 긴장은 했었지만,
그녀와 짝을 하겠다는 일념뿐이었고, 그녀도 살짝 안정감 있게 낮춰주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는 나란히 47, 48번으로 짝이 됐었다.
그녀가 온전히 내 짝이 되었다는 그 성취감이란,,,,
그렇게 그 1년 동안이 얼마나 좋았는지..
여고시절의 행복한 추억속엔 언제나 그녀가 함께있다.
어떤 해는 짝이 맘에 들지 않아 종만 치면 다른 친구들에게 달려가 놀고,
종치면 마지못해 내자리로 돌아와 앉는 그런 해도 있었다. ㅎㅎ
가끔, 나만 좋아했으면 싶은 그 친구를, 나만큼 좋아하는 적!!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내 예민한 촉수는 그들의 움직임은 바로 포착이 됐었고,
짝이 나말고 다른 친구와 지내는 걸 더 재밌어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는 마음이란,,,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았고, 역시 친구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겐 그런 순간들이 짧았던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것 같다.
'시기 질투가 이런 것인가!'
'사람에 대한 욕심도 있구나!' 하는 것을 그 시절에 처음 느꼈고,
이성보다 동성에서 먼저 느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이 있다고 한다.
누군가 먼저 그 끈을 살짝 당겼을 때, 그 작은 떨림에 전율하는 마음도 있고,
무감각해서 알아차리지 못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서로를 알아본다는 건 그래서 인과 연, 인연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대체로 나이들면 순수함은 결여되고, 좋은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들 한다.
하지만 내게 나이들수록 느껴지는 것들 가운데 가장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엔 몰랐던 것들의 소중함이다.
사람도, 사물도, 이세상 그 무엇에서도 마찬가지다..
살아갈수록, 더 그렇게 되지 않을까!
마음에 드는 친구때문에 선생님을 속인 것처럼,
뒤꿈치를 들고 싶은 친구, 기꺼이 자신의 키를 살짝 낮추며 반겨줄 친구를 만난다는 건
분명 복이다.
한데.. 이젠 그런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뒤꿈치를 들수도 없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