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들판에서
정말 소가 웃더라니까
꽃이 소를 웃긴것이지
풀을 뜯는
소의 발밑에서
마침 꽃이 핀거야
소는 간지러웟던 것이지
그것만이 아니라
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 올린 거야
그래서
소가 꽃위에 잠깐 뜬 셈이지
하마터면
소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한 것이지
- 윤희상
열지어 나는 새떼가 눈높이로 들 때.
그런데도 뿌연 하늘은 무심해 보일 때
서운했던 바람의 하소연이 들릴 때.
마음이 저기서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을때
그것을 물끄러니 돌아보거나
기다려주는 일,
그럴때 볼 수 있는 게 소의 웃음같은 것 일까.
가로등 불빛이 밤하늘 될 때 있다.
눈은 감고 있으되.
등불하나 받쳐들고 드는 동굴속 같다.
할 일 제쳐둔것도 아닌데
무얼 찾겟다고 무얼 하겠다고
어쩌자고
감은 눈 무색하게 밝은 지
나는 꽃 옆에만 가도
중심을 잃을래나,
소도 웃고
나도 웃고
꽃은 제 존재감에 놀라서 웃을래나
꽃의 눈금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