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한 물을
버릴 곳이 없다
온통 벌레들 울음소리
-우에시마 오니쓰라 (1661~1738) 류시화 옮김
돌아 눕고 싶으니
자리 좀 비켜주게
뀌뚜라미여
-고바야시 잇사 (1763~1827) 류시화 옮김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시게
나 역시 외로우니
이 가을 저녁
-마쓰오 바쇼(1644~1694) 류시화 옮김
일본시 하이쿠다.
머리나 마음만이 아닌, 몸으로 살아낸 시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몸시를 쓴 시인도 있고
몸으로 살아내지 않고서는 감히 그 무엇도 말하지 말라던 시인도 있었는데
내 말이 두려워서 말을 아껴야 겠다는 생각이 들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하늘은 높아만 가고 먼데서 오는 바람은 선선하다.
보이지 않은 풀벌레들은 내 곁에서 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