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가을

구름뜰 2012. 9. 5. 08:40

 

 

목욕한 물을

버릴 곳이 없다

온통 벌레들 울음소리

-우에시마 오니쓰라 (1661~1738)  류시화 옮김

 

 

 

 

 

돌아 눕고 싶으니

자리 좀 비켜주게

뀌뚜라미여

-고바야시 잇사 (1763~1827) 류시화 옮김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시게

나 역시 외로우니

이 가을 저녁

-마쓰오 바쇼(1644~1694) 류시화 옮김

 

일본시 하이쿠다.

머리나 마음만이 아닌, 몸으로 살아낸 시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몸시를 쓴 시인도 있고

몸으로 살아내지 않고서는 감히 그 무엇도 말하지 말라던 시인도 있었는데

내 말이 두려워서 말을 아껴야 겠다는 생각이 들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하늘은 높아만 가고 먼데서 오는 바람은 선선하다.

보이지 않은 풀벌레들은 내 곁에서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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