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만 보면 외할머니가 생각난다.
고추장과 잘 어울리는 더덕!
더덕과 황태가 있어서 작정하고 밑반찬을 만들어 봤다.
시간이 많이 뺏기는 요리인 만큼 오래두고 먹을 수 있는 찬이다.
더덕은 껍질을 벗겨서 소금물에 재우는 방법도 있지만,
향이나 맛을 그대로 보기 위해 깨끗이 씻기만 했다.
하얀 진액을 손이 묻히지 않을려면 비닐봉지에 넣어 두들기면 좋다.
방망이 힘이 너무 좋으면 산산조각 나므로 지긋이 낭군님 안마해주는 정도면 좋다.
어젯밤 채반에 널어두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 찢으니 결도 알맞고 수분량도 알맞다
언젠가는 너무 건조해져서 딱딱해진적도 있었다. ㅎㅎ
꾸덕꾸덕한 정도를 봐가면서 하면 좋겠다.
더덕 준비완료
황태는 멸치와 다시마를 우린 다싯물을 식혔 두었다가
마른 황태살을 넣었다가 국물은 바로 짜내고 결대로 찢는다.
다싯물이 황태맛에 가미되어 황태에서 깊은 맛이 나는 비결이다.
황태살도 준비완료
두 재료다 워낙 고추장과 잘 어울린다. .
고추장에 꿀, 매실청, 참기름을 넣고 마지막으로 깨소금을 넣었다.
아침에 버무린 것인데 황태가 훤씬 맛이 깊다.
더덕은 둘수록 맛이 더 우러날 것 같다.
두가지 찬을 섞어서 버무려도 괜찮다.
동물성과 식물성인데 모양은 비슷하다.
황태살이 노랗고 더덕이 하얘서 무쳐놓으니 더덕이 더 곱다.
토종꿀 고추장은 구미 특산품인데 이것을 명절 선물로 받아놓고는
아낀다고 냉장고에 둔 지가 오래 되었다.
그러다 어제 더덕을 보면서 생각나 꺼냈다.
고향 오가는 길엔 언제나 외가엘 들른다.
이번 추석 나들이길에도 외가를 찾았었다.
어릴적 외갓집 장독대 고추장 항아리에는 외할머니가 넣어둔 더덕이 박혀 있었다.
그걸 우리가 가면 고추장을 훌터내어 밥상에 올려주시곤 했었는데,
외가에서 먹은 것은 뭐든지 달게 먹은 기억이 난다.
이제는 내가 맛난 것을 들고 가지만 외할머니는 안계신다.
그래도 좋은 것은 외숙모와 외삼촌을 통해서 외할머니를 느끼게 시간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더덕장아찌 맛은 외할머니 맛 같다.
내게만 그런 것이겠지만 내게 외할머니는 맛의 전령사이셨다.
할머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