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수상한 그녀 & 남자가 사랑할때

구름뜰 2014. 2. 7. 10:16

 

 

 

 

 '수상한 그녀'와 '남자가 사랑할 때' 편의 한국 영화를 어제 그제 연이어 봤다. 

 

 홀몸으로 자식키워 대학 교수까지 만든 칠순의 오말순(나문희) 여사! 는 당연히 아들만 이쁘다. 어느날 며느리가 고혈압으로 쓰러지고 며느리에게 스트레스가 금물이라는 엄명이 떨어진다. 이에 아들과 손자 손녀는 가족회의를 열게되고, 엄마를 위해 당분간이라도 할머니를 양로원으로 보내면 어떨까하는 상황이되고 이를 목격하게 된다. 

 

 

 할머니는 '청춘 사진관'에 영정사진을 찍으러 간다. 분첩으로 곱게 화장을 하면서 젊은 시절엔 나도 뻤는데 라며 벽에 걸린 오드리 햅번의 사진을 보게된다. 좋아하는 배우라며 사진사에게 나도 좀 이쁘게 찍어 달라고 부탁한다. 사진사는 "50년 젊게 해 드릴게요" 라고 했고, 사진관을 나왔을 때 할머니는 마술처럼 스무살로 돌아간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된다.

 

 말과 행동 생각은  그대로 인데 몸만 스무살이 되어 버린 그녀! 그녀에게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세상 적응기다. 젊은 날 못 이룬 꿈을 이참에 이뤄보고자 하는 당찬 그녀는 이름을  오드리 햅번의  '오두리'를 따고 제 2의 인생을 펼쳐간다. 당신의 핏줄을 이어받았는지 반대하는 음악을 하는 손자의 그룹사운드 보컬로 들어가서 부르는 노래마다 영화속에서도 그렇고 관객에게도 그렇고 심금을 울린다.

 

  그녀의 복장 헤어스타일 도'로마의 휴일'에 햅번 스타일이다. 아 저렇게 입어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우아하고 아름답다.  노래도 한때 흥겹게 따라 불렀던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라고 흥얼 거려던 그 노래와 김정호의 '하얀 나비'는  그리고 채은옥이었던가 '빗물'까지 촉촉히 관객의 감성까지 파고든다.  특히 '조용히 비가 내리네 추억을 말해 주듯이'라는 노래는 정말 비처럼 잔잔히 감성을 적신다. 원조 가수 노래 못잖다.

 

  영화의 압권은 스무살역의 심은경이다. 70살의 나문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그녀의 스무살 모습은 스토리처럼 칠십 노인에서 부터 스무살 젊은 이들까지 이입해서 보기에 불편함이 없다. 매우 자연스럽고 사랑스럽다. 특히 조연의 감초 역활의 박인환 (젊은 시절 오말순 여사댁 머습으로 살면서 아씨를 사랑했던 )은 아랫방 세든 아가씨가 젊은 시절의 아씨모습이라는 알게되고 이후 벌어지는 상황도 정말 볼만하다. 

 

 

 젊은 이들에겐 우리할머니 할아버지에게도 꿈이 있었고 저렇게  눈부신 젊은 날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고, 나이든 분들은 추억처럼 돌아 볼 수 있는 시절이어서 감정 이입이 쉽다.  무엇보다 연이어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매우 유쾌하고 감동적이어서 웃음과 눈물를 함께 끌고 가는데 어색하지도 불편하지도 않고 자연스럽다.

 

 마지막 장면은 여성관객들에겐 최고의 선물이다.   ㅎㅎ궁금하다구요. 그렇다면 미루지 말고 좋은 사람과 달려가시길..

 

 남자가 사랑할 때는 조금 진부하다. 제목만큼 못따라가는 스토리랄까. 역시나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 장면에 들어간 삽입곡이다. 이문세의 '기억이란 사랑보다'가 모든 스토리를 대변하듯이 흘러나온다.  극장을 나오고 자막이 올라가고 화장실에 가 있는 데도 계속....여운이 긴 곡인데 기막힌 선택같다. 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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