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다녀간 아침
샷시 창틀에 물방울들이 오종종 맺혀있다
창을 열어본다
굳이 닫고 싶지 않을 만큼 알맞은 기온이다.
흙냄새 나무 냄새가 올라오는것 같다.
멀리 보리밭이 한뼘 더 가까워 졌다.
새소리도 맑고,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는 물청소한 것 같다.
이 봄비가 꽃피우기를 기다리는 이들에겐 얼마나 달까.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산과 아파트 담장 사이에 포장도로가 만들어졌다.
산속에 든 아파트라 울타리와 경계를 두기 위해 낸 길이기도 하다,
외지인들은 오지 않으며 주민들의 산책로로 쓰이고 주차 용도로도 쓰인다.
그 길가로 땅을 놀리지 못하는 우리네 바지런한 정서도 보인다.
저 땅은 시유지인데 아파트를 돌아가면서 저런 공간이 있다.
저층에 사는 내 친구는 누더기처럼 땅따먹기한 흔적들이 보기 싫다며 시에 얘기해서 화단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냈다
또 다른 친구는 봄되면 우리도 한 평 남짓 구할 수 없을까 돌아 보자고 한다.
아니면 미인계!를 써서라도 넓게 차지한 곳에 가서 한 뼘씩만 달라고 하면 어떨까라며, 지난 겨울 한바퀴 돌며 눈독을 들여본적도 있다.
화단을 만들자는 친구얘기를 들을 때는 그래도 좋을 것 같았다
근데 반평 남짓이라도 얻는 다면 텃밭농사가 훤씬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러니 어떤 의견은 대체로 그 당사자의 이해와 맛닿아 있을 수 있다.
요즘 같이 선거를 앞두고는 말해 무엇하리다.
이것을 어느 작가는 본성이므로 남의 이기심을 욕할것은 못된다고 했다. 즉 자신도 다르지 않음을 경계한 것이다. 어떤 이해관계가 나와 상충될때 그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마음 먹는 건 대체로 내 마음을 먼저 살피면 흥클어진 실타래 풀듯이 풀어 갈 수 있다.
창밖에 눈만 뜨면 보이는 곳에 텃밭 한뼘 정도 있다면 좋겠다, 볕좋은 날 저 포대가 열지어 있는 남들보다 넓게 차지한 밭에서 가짜 임자가 밭을 일구고 있으면 슬며시 다가가서 부탁해 볼거나 땅이 넓어 힘들지 않느냐고? ㅎㅎ 차라리 제게도 한 뼘 나눠주실 수 없을까요 라고 ... ㅎㅎ
텃밭의 혜택을 누리는 쪽이라면 화단은 반대할 것같은 요심사.
저 텃밭들이 올해 안으로 화단으로 바뀔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니니, 언제나 내 의견은 자기중심일 확률이 높다.
그래서 무슨 말을 한다는 건 내 이기심의 분출인지도 모른다.
차라리 입다물고 이기심 뺀 부분들만 얘기하고 살면 어떨까.
그런다면 성인군자 흉내는 좀 내고 사는 셈이 될려나.. ㅎㅎㅎ
봄비 맞으면 사람도 필수 있을 것 같은 아침인데 나는 보고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