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친구는
내일이 기말 시험인데 소풍나온 학생같았다.
아니, 서술형 문제지를 받았는데 주요 키워드를
까먹은 학생같았다.
잊고 싶은데 악착같을 때 있고
잊은줄 알았는데 울컥하는 순간도 있다
무의식에 외면해 둔 것들은
그때는 매우 내밀했으나
내일은 가차없이 사소한 것들이기도하다
어제 만난 친구는
성적표가 맘에 드는지
농담도 숙성이 되어 있었다
지나고 나면 덜 아프듯이
오늘은 내일의 추억이 된다.
친구 폰에 있던 그날의 풍경
사진도 발효가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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