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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고향을"

구름뜰 2014. 12. 3. 08:22

재구미 의성향우회 고향문화 탐방 성황

 

재구미 의성향우회 회원 120여명이 지난달 16일 구봉산을 찾아 고향의 정취를 느끼며 산행을 하고 있다

 

“와! 우리 동네 다 와가네요. 야~ 우리 엄마가 저기 계시네.”

“이 길을 걸어 다니다 아버지가 사주신 자전거를 타고 통학을 했었지요.”

‘재구미 의성향우회’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의성군에 들어서자 일행은 저마다 창밖 풍경에서 옛 추억을 길어 올렸다. 재구미 의성향우회는 매년 가을이 오면 ‘고향문화탐방’을 떠난다. 지난달 16일 세 번째 탐방길에는 120여명이 참가했다. 일행 가운데에는 고교를 졸업한 지 10년 정도 된 30대 초반 청년부터 고향 떠난 지 30년 넘은 중장년층까지 다양했다.

의성은 예전보다 가볼 만한 곳이 더 많아졌다. 탑리 오층 석탑에서 5분 거리에 삼한시대 부족국가였던 조문국 사적지 ‘금성산 고분군’이 있다. 고분군 주변에는 200여개의 고분이 있으며, 2013년 개관한 ‘조문국 박물관’도 바로 곁에 있다. 또한 이곳에서 10분 거리에는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안동 하회마을처럼 옛 자취를 간직한 40여채의 전통 고가옥을 간직한 ‘산운마을’이 있다.

오치현 재구미 의성향우회 회장은 “의성이 동서로 넓어서 고향이어도 못 가본 곳이 많다”며 “문화탐방이 선후배 간 정을 돈독히 하는 건 물론, 고향 사랑과 지역사회 발전 계기도 만든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매년 ‘의성문화탐방’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오 회장의 후배인 장덕수씨(구미시청 새마을과 계장)는 “타향에선 고향사람만 만나도 반가운데, 함께 고향땅을 밟으니 무척 기분이 좋다”면서 연신 웃었다.

이날 여정은 ‘조문국 박물관’과 ‘산운마을’ ‘수정사’를 거쳐 ‘구봉산 삼림욕장’을 돌아보는 코스였다. 의성읍 소재 각급학교 교가에는 반드시 들어간다는 구봉산은 발아래 서쪽으로 흐르는 남대천을 끼고 의성읍 뒤에 병풍처럼 아홉 개의 봉우리가 늘어서 있다. 경사도 완만한 데다 의성읍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도 장관이다. 오후에는 안계 장날이라서 장터를 둘러보고 천년 고찰 대곡사도 들렀다.

‘문화탐방’이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부터 출발할 때 정체성은 물론, 문화의 뿌리를 확인하는 시발점이 아닐까 싶다. 남대천이 예나 지금이나 구봉산을 감싸고 흐르듯, 떠나 살아도 고향을 잊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서 고향은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

글·사진=이미애 시민기자 m0576@hanmail.net

영남일보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