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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독서회, 19번째 문집 출간

구름뜰 2014. 12. 17. 08:37

시인·언론인 등 회원 25명…매달 3차례 모여 토론·창작

 

 

 
지난 11일 오후 구미시내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느티나무독서회 문집 ‘느티나무’ 19집 출판기념회에서 장하빈 시인이 축사를 하고 있다.
“한 해가 저물어갈 때쯤이면 우리 도서관의 보배 ‘느티나무’ 문집을 기다립니다.”

지난 11일 오후 구미시내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느티나무독서회(이하 독서회) 문집 ‘느티나무’ 19집 출판기념회에서 경북도립구미도서관 이수옥 관장(58)이 격려사를 했다.

독서회는 매달 세 번 모임을 갖는다. 첫째 목요일은 ‘독서토론’을 위한 것이다. 한 달 전에 선정한 책을 읽은 뒤 도서관에 모여 토론한다. 이 시간은 같은 책이 독자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읽힐 수 있는지를 포함한 다양한 관점을 만나는 시간이다. 혼자 읽고 덮어둔다면 와닿기 쉽지 않을 작품의 이해는 물론,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스피치도 만난다. 토론수업에서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인식 확장이다.

둘째 주는 ‘10분 글쓰기’를 위한 것이다. 시제를 두고 10분간 몰입해 쓰는 방법이다. 다양한 시제로 ‘10분 글쓰기’를 하고 함께 읽기를 반복한다. 시제는 즉석에서 정한다. 미리 정해두면 ‘이런 건 쓰지 말아야지’ 하는 자기 검열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흥 시제 글쓰기는 무의식 중에 있거나 내면에 억압된 이야기가 불쑥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걸 체험하는 시간이 된다. 글쓰기를 통해 힐링하는 시간도 된다.

셋째 주는 ‘문예창작수업’이다. ‘행복한 시 쓰기’가 모토인 장하빈 시인과 함께 하는 수업으로 시작이론과 회원들의 습작시를 합평하는 자리다. 시 쓰기에 대한 부담감도 들고, 시를 퇴고해 보는 시간도 된다. 이날 장 시인은 시를 쓰기 위한 “가까이 다가서기, 자신 낮추기, 따뜻하게 포옹하기" 등을 한 번 더 강조했다.

25명으로 구성된 독서회원의 면면은 다양하다. 최근 ‘웃는 얼굴 좋아서’라는 동시집을 낸 홍희숙 회원 외에도 시인으로 등단한 이가 4명, 수필가, 언론인 등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독서회에 들어온 지가 문집과 같은 나이 19년이다. 그동안 참 많은 사람이 들어오고 또 나갔습니다. 화려하거나, 튀거나, 내 것만 챙기거나,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지 못했습니다."

홍계숙 회장(52)의 인사말이다. 이날 박태환씨(전 경북도의원)는 축사에서 “느티나무 회원들이 70세가 되면 구미의 정신적인 지주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쉬운 책보다 어려운 책을 좋아하는 사람, 읽은 책을 다른 이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토론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문예창작도 즐기는 사람, 1년에 12권은 무조건 읽는 사람, 좋은 책에서 좋은 향기가 나듯이 모임에도 고유의 향기가 있다. 나이들어 갈수록 잘 놀 준비라면 이쯤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글·사진=이미애 시민기자 m0576@hanmail.net

영남일보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