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사랑의 형식8

구름뜰 2016. 7. 18. 10:04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당신 너머에서 와요


내가 사랑하는 국화가

국화 너머에서 오듯이


꽃이 아니라

나비를 초대하기 위해


내가 심은 꽃나무가

꽃나무 너머에서 오듯이 

- 이안(1967~ )



미국 작가 수전 손태그(Susan Sontag)는 데카르트를 패러디해 “나는 생각한다, 고로 그는 존재한다”고 했다. 어떤 존재를 사랑할 때, 그 “너머”의 세계가 딸려 온다. 사랑은 존재 너머에 있는 더 큰 동심원(同心圓)이 존재를 내게 밀어붙이는 것이다. 꽃을 사랑하니까 나비가 따라온다. 당신 너머의 세계가 당신을 내게 밀고 온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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