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지심도 2

구름뜰 2016. 7. 31. 13:19






사진은 1978년 지심 분교 졸업기념사진이다. 

아랫줄 선생님 오른쪽이 자신이라며 아우님이

우리를 데려간 포진지 옆 무기 탄약고에 전시된 사진이다. 


 지심도 생활상과 여러 증빙 자료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어른이 그 아이다.

고향 지심도에 대해 얼마나 빠삭한지 우리는 맘껏 앞장선 그를 골목대장 삼아 따라다녔다






17세기 후반, 조선 현종 때 15 가구가 처음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한 지심도 

처음 입도한 주민들에게 이 섬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지금과는 사뭇다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어쩌면 반대로 가장 훼손이 덜된 곳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36년 일본군이 지심도를 요새로 삼았다고 한다. 

강점기에는 일본군 1개 중대가 주둔했다고 한다.


저 뒤쪽이 무기 탄약고다. 

터널처럼 길죽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얼마나 튼튼하게 지어 놨는지

그들의 토목공사에 대한 자부심! 이랄까,  우월감이랄까

그 당시 우리나라 현실과 비춰 얘기했던 기억도 떠올랐다.








원시림이라는 이 길은 처음엔 동백터널인줄 알았다.


봄 소식이 남쪽에서 오기 시작하면 언제나 제일 먼저 접하던 소식

그즈음 신문에서 늘 접했던 것이 기자가 지심도를 찾아간 기사였었다. 


두 번 핀다는 꽃, 

에서 한번 더 핀다고. 

 처연해서 더 아름다운 꽃


때는 아니지만 나무만 봐도 짐작이 갔다. 









아우님이 다녔다는 분교다.

우리가 선쪽이 사택이었다고 하는데 허물어지고 없었다.


자신은 공부를 좀 해서 섬에서 벗어난 몇명 중에 속했다고.





 지대가 높고 지심도에서 가장 넓은 산마루에

그래도 높이는 해발 백미터도 안되는 곳이었다.

의자 하나와 예쁜 하트모양을 만든 조형물이 있었다.  




섬이 마음 心자를 닮아서 지심도라고 지어졌다는데 하트 상징물이 인상적이었다.



왼손은 남자 오른손은 여자 같았다.

각을 기울여서 멋을 낸 하트도 인상적이었다.

전망대를 지나면 계속 동백숲이다.





터널이라는 말이 맞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저 길 끝자리 빛만 보일뿐,


공기도 좋고 원없이 원시림을 걷는 기분이다.

대체로 모든 사진이 다 그렇다.


즐감하시길....











이 길이 동백이 필때 오면 어떨지

아마도 숨도 못쉴만큼 아름답지 않을까 싶다


상상만 해도 비현실적이다.

내년 봄 꽃필때 한 번 더 와보리라는 생각,

그때는 인산인해라고 하는데 어쨌거나 지금은 녹음 무성하고

인적도 더물었다.이른 아침이라 더 그랬다.


차츰 배가 들어오면서 관광객이 들어오기는 했다.














이곳도 일제 때 만든 어떤 무기고 용도 인것 같았다.





해안 전망대다

왼쪽 끝자락 볼록한 섬이 어제 우리가 낚시하고 놀았던 곳이라고 아우님이 알려주었다








배가 강태공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이곳은 지인의 큰집이다.

큰어머니가 아우님을 보시더니 첫 말이

" 니 또 왔나? " 였다.


ㅎㅎ 자주 지인들과 섬을 안내하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큰집은 울타리에 큰 동백나무가 세그루 있는 집이었다.

아랫집은 일본 가옥식대로 지어져 있었다.

이곳에서 빙수나 음료를 팔고 있었다.








 


 


큰 어머니께 동백이 필때 어떤지 물었다.

마당에 꽃이 얼마나 떨어지는 지

아침 저녁으로 쓸어야 한다고 했다

이 마당이 붉게 불들어 있는 풍경은 어떨지...


꽃을 빗자루로 쓸어내는 기분은 어떨지






일본군 전등소 소장 사택이라고 했다.

큰집 아랫집인데 큰 어머니께서 내려 오셔서 빙수와 우유를 함께 했다. 

큰어머니는 넘버원 같은 포스가 있으셨는데

섬에서 가장 나이 많으시다고 했던 것 같다.





일본식 가옥이다.














해안선을 한바퀴 돌아도 십리(4km)가 되지 않는 작은 섬

동백뿐인 지심도는 올레길의 원조라고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가 드문 드문 있었는데

큰어머니께서 꽃에 비해 열매는 드물다고 했다. 

동백기름이 저기서 나온다고. 


섬전체가 동백이고 너도나도 익기전 채취하기도 해서

지심도 사람들은 약속을 했다고 한다.


추석 다음날 16일부터 따기로

 아마도 추석에 고향오는 타지간 식구들까지 다 모이기 때문이었으리라.

날이 오면 새벽부터 아니 그 전날부터 열매가 탐스런 나무들을 보러 다녔고,

아우님은 그 나무를 차지하기 위해서 새벽 다섯시부터 올라가 있었다고 했다.



올라가면 임자니, 추석날 밤이 얼마나 설레었을꼬,

지금 지심도ㅔ는 외지인도 많다고 들었다. 

국방부 소속 공유지라는 것 같았다. 





나무에만 허물을 벗는 줄 알았는데

매미가 얼마나 많은지

 내 가슴에도 앉았다가 머리에도 앉았다가

온통 매미 세상 같은 공간도 있었다.  


동백 다음으로 많은 것이라면 소리인데 그주 으뜸이 매미다. 


 이름모를 소리소리들 어찌나 목청껏 울어대는지 녹음을 해왔다.  

집에와 들어보니 거기서의 느낌과는 다르다. 


떠나와 생각해보면 그리운 것처럼,,,,






지심도를 떠나올 때 열매 사진 찍는걸 보고

누군가가 내게 열매 하나를 따주었다


까맣게 잊었다가 나흘 만엔가 꺼내 보니

 껍질이 말라서  꽃러럼 벌어져있고 씨앗이 툭 떨어져 나와 있었다.





기름을 짜서 가계에 도움이 되었다는 동백씨

지금은 채취할 손도 없다고 하는데. 온 섬이 동백인데

어떻게 처리하는지

머릿기름뿐 아니라 화장품 또는 기관지에도 좋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이 사진은 이른 새벽 잠 깨 동네를 돌아볼 요량으로 나서며 찍은 사진이다.

그 아침 풀벌레 소리와 길이 그대로 남았다.


다시 가 보게 될 날은 아마도 이렇게 수 많은 길들은

모두 붉은 꽃길일 때가 아닐까 상상해본다. 


무작정 떠나고 싶은 여행지라면 

 이정도 몽환적인 길이라면, 

 혼자여도 외롭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길이 있다는 건

언제나 가능하다는 얘기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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