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지심도 1

구름뜰 2016. 7. 31. 07:47

 

사진은 거제도 장승포항에 있는 지심도가는 터미널이다.

1박 2일 프로그램에 나왔다는 지심도, 나는 보지를 못했는데, 거제도 출신 이웃사촌과 그를 잘 따르는 아우님이 지심도가 고향이라 동행하게된 여행길, 지난주 토요일에 출발 1박 2일한 코스다. 늦었지만  기록물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지심도는 동백섬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오로지 동백이다.


지심은 한자어로

다만 마음뿐이라는데


다만 동백뿐이고

다만 마음뿐이고

꽃은 어디로 가고

다만 푸르고 푸르고 푸를 뿐이었다.


얼마나 울울창창한지

하늘 보기가 쉽지 않고

섬 한바퀴를 돌아도 한 시간 남짓이면 충분한 그런 곳이었다. 

민가가 없었다면 아마도 너무 울창해서 사람이 살기도 쉽지 않을 만큼 무성했다.


 


눈부신 한낮이지만 섬에서 내려 걷다보면 울창한 나무들로 인해 거의 그늘이다.


 


민박을 한 집은 지인이 태어난 집이라고 했다. 지금은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지만 벽돌 하나까지  어릴적 추억을 풀어놓는 시간도 가졌다. 


 

 


도착 하자마자 여장을 풀고 섬사람만 알수 있는 험한 길을 돌고 돌아서 바다낚시하기에 좋은 곳으로 갔다. 해가 넘어가기 전이어서 땡볕에 고스란히 노출된 시간이었다. 


더러 강태공들이 바위에 있었는데 그들은 배를 타고  그 장소로 온 사람들이고, 우리는 아우님 덕분에 길없는 것 같은 길을 걸어서 이곳에 도착했다. 


 


거제도 출신 지인은 언제나 바다에 가면 바빠진다.

이것저것 볼 줄도 알고 먹거리도 알아서 고향에 돌아온 기분을 제대로 누리는 것이다.



 


 


 



해거름에 본 이녀석은 도망가지도 않고 뭘 먹느라고 정신없었다.

피할만도 한데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겐지 폰을 갇다대도 제 하는 일에 빠져있었다. 



 

산그림자가 내려 올 때까지 여기서 놀았다.

강태공이 떠나간 자리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갈매기들이 바로 내려 앉았다.

그들이 남기고 간 것들을 먹기위함이라고 했다. 


 


 



 



바다사나이가 둘이나 동해했으니 횟감만 있으면 바로 바로 솜씨를 자랑했고, 된장에 찍어서 꿀꺽했다.



 

 

일몰 무렵까지 낚시를 했다.


여행의 맛은 공간이동이다.

하지만 벗어났어도 벗어내지 못한 것들은 여전히 함께한다. 

잠시 놓이는 자리에 따라 환기되는 것도 있고 더 가혹해지는 것도 있다.  


마음이란 건 늘 가지고 다니는 것이어서 그리 잘 되지 않고, 떠나와서 더 크게 오는 것도 있다. 달려가 해결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갇힌것 같은 고민.

섬처럼...






섬 투어는 둘쨋날 하기로 했고, 첫날밤은 부어라 마셔라 했다. 세가족 여섯명과 아우님까지 일곱명, 남의 고향집이 내 고향집같고 술병은 늘어만 갔다.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천사 같은 김종삼, 박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쫒겨나고

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목을 매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 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더 아름다운 피 묻은 이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신비한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그대 가슴속에 따스한 미소와 장밋빛 체온

이글이글 사랑에 눈이 부신 영광의 함성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김승희





지심도

그래도

다만 마음뿐이라면

그래도 가능한 것이 사람일

지심도에 밤이 깊어갈수록

내가 적당히 외면한 것들에서 멀어지는 가 싶더니

어느사이 술잔처럼 울컥 올라왔다. 

동백나무는 한없이 푸르고

동백나무 숲길은 끝간데 없이 인적도 없고.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라는 시가 자꾸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동백나무 우듬지까지..



 



'포토 or 여행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오산 가는 길...   (0) 2017.04.06
지심도 2  (0) 2016.07.31
제주의 아침  (0) 2016.07.29
지심도  (0) 2016.07.24
동리 목월 문학기행   (0) 201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