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금오산 가는 길...

구름뜰 2017. 4. 6. 21:50

해마다 사월이 오면

금오산 가는 길에는 벚꽃이 장관이다.

구미도립도서관이 벚꽃 길 초입에 있다. 

도서관 독서토론 수업은 매월 첫째주라서

이맘때 이시간에는 수업하고 나와서 이 풍광을 맘껏 즐겨왔었다. 

 


 


나무는 그대로 그자리인데 주변은 매년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청계천과는 게임도 안되는 물길을 회원들과 함게 걸었다. 이곳을 처음 보았을 때(1980년 대 였지만 90년대 초까지)는 주변 주택가 아낙네들이 이 물가에 나와서 빨래하는 풍경을 종종 목격하기도 했었다.

 

각설하고

말이 필요없는 꽃길 물길 즐감하시길..


 


 

 


 

 

나무도 수피가 갈라지거나 표면에 이끼가 끼거나 옹이가 깊어지는 것들이 종종 보엿다. 나이든 사람의 검버섯같이.. 표피만 봐도 나이테를 짐작할 수 있는 모습이라니, 젊은 나무는 혈색도 달랐고 매끄러웠다.  사람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책이 주는 이야기로 세상을 배우고 내게 접목해 볼줄 아는 사람들. 여럿이 있어도 조용하고, 다양성과 다름을 존중할 줄 아는, 군말없이.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앞으로 칠십 팔십이 되어도 이러고 노는 게 좋아서 계속 이렇고 놀것 같은 사람들... .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책의 맛을 아는 사람들... . 수업끝나고 바로 간 회원도 있었지만  벚꽃에 발목 잡힌 이들은 고스란히 남았다..


                                                                                                                                                    



 

이건 셀카가 아니라 회원들 찍어주는 모습인데 그걸 누가 또 이렇게 찍어 놓았다.

어제 나눈 독서토론은 매년 '이상문학상'에 오른 작품을 모은 작품집이었는데.

올해 대상 수상작은 구효서 작가의 '풍경소리' 였다.


소리(환청)로 상처받은 이가 성불사 풍경소리를 들으러 와서, 숱한 소리속으로 외연을 확장해 가면서 풍경소리를 넘어 어느새는 들리지 않는 소리(적막)까지 듣게 되는 상처의 근원이 치유의 근원이 되어는 이야기다. 


사람에게 상처받지만 사람에게 위로 받듯이...

상처면서 위로인 .. 

그걸 알고 '상처야 상처야' 라고도 '위로야 위로야' 라고도 하지 말고, 그때 그때 '그렇구나' 하고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성불사에서 보게 된다. 

그래서 세상은 어찌보면 다 슬픈 일 같지만 다 행복한 일이기도 하다.. ㅎㅎ







사월 첫째주 금오산 풍경을 꾸준히 봐 온지가 삼십년이 되어간다. 

고3 여름방학 때 곳엘 놀러왔을 때는 구미역에 내려서 이길을 걸어 올라갔다. 이후 구미에 살게 되면서 매년 사월이면 진해 군항제가 부럽지 않은 곳이 되어 주었다. 도시를 배경처럼 만드는 사월초 이 풍경이 나는 좋다. 


나이든 벚나무를 보면서, 나이든 내 모습을 보면서

꽃이었던 적 있지만 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도 나무도 늙어 갈수록 아릅답기는 어렵다. 


 화무는 십일홍이지만 달도 차면 기운다지만 그래도 익어간다 생각하면 나이든 자로서 위로가 된다. 금오산 가는 길에게 묻노니? 제보다 오늘이 올해보다 내년에 더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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