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구름뜰 2017. 3. 9. 09:08




그걸 내 마음이라고 부르면 안 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틀어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 되나

-복효근


*부럽다 이런 맑은 사람이 있을까. 그처럼 뒤가 말끔한 사랑이 있을까. 그런 사랑이 당신의 마음에 다녀간 적 있는가. 부러운가. 헌이불을 친친 말아 덮고 늦잠 자는 사랑도 좋다. 아침마다 어린아이처럼 잠투정하는 당신도 좋다. 눈곱 낀 눈을 겨우 비벼 뜨며 나를 처음 맞이하는, 칭얼거리는 당신이어도 나는 좋다.

-문태준 '포옹 당신을 안고 내가 물든다 ' 중에서



당신이 장미를 보고 

민들레 얘기를 해도

그걸,

당신마음이라고 보면 안되나


나이테만큼 에둘러온

가까워질 수도 멀어질 수도 없는

동그라미


말은 부족하고

그냥,  

다정한 눈빛 하나면

스르르 묻어나는


그런 거리에서

꽃을 보는 일을

내마음이라고 하면 안되나.....


**꽃샘추위도 오후에는 조금 물러갈것이라고 하는데, 볕좋은 곳에서 맘껏 뛰어다니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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