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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핵심』『노인과 바다』등
꼼꼼히 읽어 ‘읽는 뇌’ 보존해야
표면적 감각 좇는 ‘디지털 뇌’
세상 방향 상실할 가능성
위험한 책읽기
로버트 P. 왁슬러 지음
김민영·노동욱·양지하 옮김
문학사상
‘자랄 때 책을 많이 읽으면 공부를 잘한다. 하지만 자라면서 책을 읽건 안 읽건, 단지 집에 책이 많기만 해도 학업 성과가 좋다.’ 지난해 10월 호주국립대(ANU)와 미국 리노 네바다대(UNR)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다.
사람들은 어휘력·사고력·집중력 등을 향상하는 책의 힘을 체험으로 알고 있다. 모두 다 아는 사실도 일단 의심하고 검증하는 게 과학이다. 사회학·심리학·뇌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독서 효과를 실증적으로 따지고 있다.
책의 힘을 믿는다면,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논픽션보다는 소설이 공감 능력 제고 등의 측면에서 낫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7년 10월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은, 책을 컴퓨터·태블릿·휴대폰 스크린이 아니라 종이로 읽는 독자가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이 더 높다고 발표했다.
『위험한 책읽기』는 ‘깊고 꼼꼼한 읽기(deep and close reading)’ 방법으로 소설을, 또 종이책으로 읽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우리의 ‘읽는 뇌(깊이 읽고 사고하는 뇌)’가 ‘디지털 뇌(스펙터클과 표면적 감각에 의해 점차 우둔해지는 뇌)’로 퇴보할 가능성을 경고한다.
로버트 P. 왁슬러 지음
김민영·노동욱·양지하 옮김
문학사상
‘자랄 때 책을 많이 읽으면 공부를 잘한다. 하지만 자라면서 책을 읽건 안 읽건, 단지 집에 책이 많기만 해도 학업 성과가 좋다.’ 지난해 10월 호주국립대(ANU)와 미국 리노 네바다대(UNR)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다.
사람들은 어휘력·사고력·집중력 등을 향상하는 책의 힘을 체험으로 알고 있다. 모두 다 아는 사실도 일단 의심하고 검증하는 게 과학이다. 사회학·심리학·뇌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독서 효과를 실증적으로 따지고 있다.
책의 힘을 믿는다면,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논픽션보다는 소설이 공감 능력 제고 등의 측면에서 낫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7년 10월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은, 책을 컴퓨터·태블릿·휴대폰 스크린이 아니라 종이로 읽는 독자가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이 더 높다고 발표했다.
『위험한 책읽기』는 ‘깊고 꼼꼼한 읽기(deep and close reading)’ 방법으로 소설을, 또 종이책으로 읽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우리의 ‘읽는 뇌(깊이 읽고 사고하는 뇌)’가 ‘디지털 뇌(스펙터클과 표면적 감각에 의해 점차 우둔해지는 뇌)’로 퇴보할 가능성을 경고한다.
저자는 ‘읽는 뇌’의 보존을 위해 필요한 깊고 꼼꼼하게 읽는 법을 『창세기 1~3장』『프랑켄슈타인』『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암흑의 핵심』『노인과 바다』『호밀밭의 파수꾼』『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파이트 클럽』『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해석을 통해 제시한다.
제목에 나오는 ‘위험한’은 무슨 뜻일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문학과 조우하는 것은 언제나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과 가지지 않은 것은 무엇이며, 우리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지, 우리에게 친숙한 것과 낯선 것은 무엇인지 상기시켜준다. 그것은 또한 우리에게 윤리적 요구를 부여한다.”
역설적으로 이 책은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가 아니라 안 읽을 때의 위험을 알린다. 영문판 부제는 ‘문학은 어떻게 우리가 우리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가(The Risk of Reading: How Literature Helps Us to Understand Ourselves and the World)’이다. 소설을 멀리하는 독자는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소설 읽기 거부는 방향감각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깊이 읽기’를 통해 스스로를 향한 여정에 더 깊이 천착하면 할수록, 자신이 누구이며 이 복잡한 세상의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더 깊이 알 수 있게 된다.”
제목에 나오는 ‘위험한’은 무슨 뜻일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문학과 조우하는 것은 언제나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과 가지지 않은 것은 무엇이며, 우리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지, 우리에게 친숙한 것과 낯선 것은 무엇인지 상기시켜준다. 그것은 또한 우리에게 윤리적 요구를 부여한다.”
역설적으로 이 책은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가 아니라 안 읽을 때의 위험을 알린다. 영문판 부제는 ‘문학은 어떻게 우리가 우리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가(The Risk of Reading: How Literature Helps Us to Understand Ourselves and the World)’이다. 소설을 멀리하는 독자는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소설 읽기 거부는 방향감각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깊이 읽기’를 통해 스스로를 향한 여정에 더 깊이 천착하면 할수록, 자신이 누구이며 이 복잡한 세상의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더 깊이 알 수 있게 된다.”
저자는 흥미로운 주장을 한다. 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의 이미지에 친숙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에게 종이 소설 읽기는 “이미지보다는 단어에 더 집중하는 삶을 사는” 반문화(counter culture)라는 것이다.
주류 문화와 반문화를 가르는 시금석 중 하나는 내러티브(narrative)의 위상이다. 내러티브란 무엇인가. 표준국어대사전은 내러티브를 “정해진 시공간 내에서 인과 관계로 이어지는 허구 또는 실제 사건들의 연속”으로 정의한다. 저자는 내러티브의 의미와 중요성이 흔들리고 있으며 이것이 문학 위기의 핵심이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는 모든 이야기는 대체로 허구이며,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행운이라고 주장하고 싶다”고 말한다. 소설이라는 허구적 내러티브는 우리에게 완벽한 답을 주지 않는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내러티브는 언제나 미완성이고 불완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 김환영 대기자/중앙 콘텐트랩
주류 문화와 반문화를 가르는 시금석 중 하나는 내러티브(narrative)의 위상이다. 내러티브란 무엇인가. 표준국어대사전은 내러티브를 “정해진 시공간 내에서 인과 관계로 이어지는 허구 또는 실제 사건들의 연속”으로 정의한다. 저자는 내러티브의 의미와 중요성이 흔들리고 있으며 이것이 문학 위기의 핵심이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는 모든 이야기는 대체로 허구이며,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행운이라고 주장하고 싶다”고 말한다. 소설이라는 허구적 내러티브는 우리에게 완벽한 답을 주지 않는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내러티브는 언제나 미완성이고 불완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 김환영 대기자/중앙 콘텐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