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달이 자꾸 따라와요

구름뜰 2019. 9. 13. 14:05

 

어린 자식 앞세우고

아버지 제사 보러 가는 길

 

ㅡ 아버지 달이 자꾸 따라와요

ㅡ 내버려 둬라

달이 심심한 모양이다

 

우리 부자가 천방둑 은사시나무 이파리들이 지나가는 바람에 솨르르 솨르르 몸 씻어내는 소리 밟으며 쇠똥냄새 구수한 판길이 아저씨네 마당을 지나 옛 이발소집 담을 돌아가는데

 

아버짓적 그 달이 아직 따라오고 있었다

ㅡ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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