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아이가 그린 애꾸눈 해적
성한 눈은 윙크하는 것 같고
입 모양은 웃고 있다
해적은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뱀을 보고 놀란 아이에게
보이는 건 무섭지 않은 거라고* 알려 주었나
우리는 눈을 감고도
서로를 볼 수 있을까
안 보는 줄 안다고 3월 새순 같다면
꽃은 피지 말아야 하리
먼저 나간 말들이 날개를 달 때
마음은 어디에 가 있었는지
못 본 눈으로 돌이킬 수 없어
질끈 기다린 걸 당신은 알고나 있었는지
내 눈을 내 안으로 돌릴 수 있다면
해적이 될 수 있을까
아이 눈은 요원하고
내 눈은 멀어 버렸네
*영화 '미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