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 맛을 해마다
보여 주는 이가 있다
여려서 재우면 안 된다고
경비실 가보라는 전화를
귀가하는 차 안에서 하는 것도 언제나 같다
나물 봉지는 새순이 가지고 있던 온기인지 채취할 때의 태양열 때문인지 밤이 이슥한 시간인데도 한낮의 열기가 그대로다.
순이 봉지에 갇히면 열을 내는지
체온이 없다고 열기가 없는 건 아니다
정성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라
그걸 받아먹는 일이란
또 얼마나 송구스러운지
그녀의 유년기 고향이 내게로 온 것 같다
어릴 적 고향 논두렁 밭두렁을 쏘 다닌 걸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녀에게도 고향의 들판은
봄마다 도지는 지병 같기도 할 것이다
또 봄이 오기 전에
나는 무얼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