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할미꽃 추억

구름뜰 2022. 4. 3. 14:31

할미꽃색 한복 치마가 고왔던 친구는
스물세 살에 서울로 시집을 갔다

저를 낮추고
제 속 같은 건 없는 양
태생이 숙일 줄 밖에 모르는 족속인가

자세히 보아야 찾을 수 있는 꽃

내 눈이 어려서
더 고왔는지도 모르지만

결혼한다고 한복감을 사러 갔던 날
서문시장 그 많은 포목점에서
친구를 찾듯
할미꽃색 옷감만 찾고 있는 내가 보였다

봄은 언제나 돌아오는 데
서울 간 친구는 지천명이 지나도록 소식도 없네

'사람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책길  (0) 2022.04.13
금오산 아침풍경  (0) 2022.04.07
봄의 꽃들에게  (0) 2022.03.24
시간이 필요해  (0) 2022.03.11
닮은 돌!  (0) 2022.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