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항엔 지난 주말 바람이 많았다
큰아들이 점심때가 다 되어
번개를 모의했고
강구항에서 만나기로 하고
청주서 출발 연이어 구미서도 출발을 했다
일상적이지 않은 바다
그곳에 집중하는 아이들을 보는 일이란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구김살 없는 아이들의 모습은
밝은 미래를 보는 일 같다
꽃삽을 가져온 녀석
준비할 때부터 마음은 이미 바다였으리라
먹고 마시고 해산물도 보고
갈매기도 배도 맘껏 구경했다
더 놀다 가겠다기에
손 흔들어 주고 출발하려는데
"할머니, 잠깐만 잠깐만 "
푹푹 빠지는 모래길을 달려와
고사리 손에서 무얼 건네며
내 귀를 잡아당긴다.
귓속말이 주는 친밀함이란 참 든든한 빽 같다.
"할머니 이거 내 고추 닮았어요! "
.ㅎㅎ 나는 어찌나 고맙던지 귀한 고추를 덥석 받았다
강구 다녀온 지가 열흘쯤 지났는데
구피 먹이 줄 때나
수조에 눈이 갈 때마다 웃음이 난다
강구 바다가 강구 해변이 닮은 돌 따라
수조 항아리에 들어와 있다
추억도 만들 수 있게 되었으니
앞으로 함께하는 시간은 더욱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