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노후를 기대하며 한국화를 배우렵니다.” 지난 10일 봉곡도서관에서 개강한 한국화과정(매주 월요일 10시-12시)을 수강하러온 윤경희(39) 주부의 아름다운 바램이다. 이번 과정은 그림에 관심이 있었어도 딱히 배울 곳이 없었던 이들과,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일로 마음만 있었던 이들의 심지를 돋우는 계기가 되었다. 박성녀(37)강사는 한국화는 ‘한지에 물감과 먹의 번짐을 이용해서 그리므로 수채화나 유화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맛을 느낄 수 있다’ 며 한국화의 매력을 강조했다. 옛 선비들이 즐기던 사군자나 풍경 산수 등 먹의 농담으로만 그리는 수묵화보다, 초보자들에겐 채색화로의 접근이 용이하여 이번 상반기 문화강좌는 꽃을 주제로 한 채색화과정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사실 의욕뿐 소질계발 기회는 없었기에 기대 반 두려움 반인 수강생들에게 박성녀강사는 아동화를 먼저 생각해 볼 것을 권했다. 사실묘사보다는 대상을 단순화시키는 과정부터 시작해 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기존의 틀을 깨는 자유분방함까지 가능하며 자신의 개성까지 맘껏 발휘하여 표현의 자유까지 누려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채색화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안종은(59) 봉곡도서관장은 “구미가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었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문화강좌의 폭도 넓혀지고 학습 분위기도 고조되어 가고 있다”며 “시립도서관의 ‘한 그림회’처럼 명맥을 유지해 꾸준히 발전해간다면 지역 문화 창달에 더없이 좋을 것”이라며 문화강좌에 대한 기대와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다른 문화강좌(닥종이공예, POP예쁜글씨, 천연비누, 어린이 글쓰기 지도)도 전시회를 가지지만 한국화가 활성화되고 자생력 있게 뿌리를 내린다면 전시는 물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장소도 기꺼이 제공할 용의가 있단다. 문화공간도 문화도시도 그것을 향유하는 시민이 주인이며 시민의 몫이다. 구미의 문화콘텐츠는 다양하다. 척박한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며 자생력을 키워가는 야생화처럼 들풀처럼, 그동안 마음만 있고, 언젠가는 이라며 접어 두었던 일이 있다면 지금 시작해 봄이 어떨까. 삼월 새 학기다. 늦깍이 공부가 좋은 건 자신이 꼭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윤경희 주부의 바램이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
글 사진 이미애 m0576@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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