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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 박성녀 개인전 (4/12~4/18)

구름뜰 2008. 4. 14. 14:09
 

[들꽃이야기] 박성녀 개인전(4/8~4/12)

                

 

 지난 토요일 오후 5시 구미 문화예술회관 전시관에서 박성녀 작가의 [들꽃이야기] 한국화 개인전이 열렸다. 이날 전시장에는 문화예술회관장(공영훈), 구미청년작가협회장 및 구미의 미술인들과 칠곡, 대구, 멀리 광주에서까지 그녀의 그림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인자리에서 성대히 열렸으며 이번 주 금요일(18일)까지 계속된다.

 축사를 한 공영훈관장도“야생 꽃이 너무 아름답다”며 “이런 기회에 시민들이 많이 오시어 옛 추억이나 기억들을 느꼈으면 좋겠고, 박성녀 작가의 행보에도 앞으로 많은 발전이 있기를 기대 한다”며 격려했다.

 

 

[들꽃]은 이 계절에 딱 맞는 주제이면서 누구에게나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소재다. 특히 그녀의 그림 속 꽃들은 그 배경의 밝음과  맑음 그리고 옅은 먹물 빛의 현란한 번짐까지 더해 꽃은 실물보다 더 곱고 아름답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애썼지만 이제는 외로움을 즐기고 싶다”는 그녀는 서른일곱의 싱글
이다. 어릴 때부터 꽃이 좋았다는 그녀가, 유일하게 프로포즈한 대상도 꽃 인 듯하다!  들꽃그

림에는 그녀의 심상이 그대로 녹아 있다. 때로는 외로움으로 더러는 환한 기쁨으로 풀어낸, 제
비꽃, 닭의장풀, 엉겅퀴, 여뀌, 달맞이꽃, 강아지풀에 노란민들레까지. 특히나 민들레홀씨가
바람결에 떠나는 여정을 따가가다보면, 어느새 상상의 나래까지 가능해진다. 

  “풀꽃만 보고자라서 그림을 보니 고향이 더욱 그립다”며 대구 이곡동에서 그녀의 초대전에 참석한 허순이(62세)씨는 작년에 스위스 여행 중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것이 인연이 되어 그림을 받았단다. 그녀는 유럽여행을 떠나면서 그림을 100장(엽서크기)이나 준비했단다.  여행을 떠나면서 여행지에 대한 기대보다도 사람에 대한 기대로 먼저 그림을 준비한 그녀의 정서가 들꽃처럼 정겹다.

 

                 


 독일인 유리겐은 그녀의 그림에 대한 첫인상을 이렇게 피력했다.“나는 그녀의 그림을 보는 순간, 문득 고향으로 돌아간 듯 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모든 작품 속 소재와 배경은 강렬한 흑백 또는 명암의 대비를 이루어 보는 이의 시선이 마술처럼 그림 속 소재로 빨려 들어가게 하고, 곧 익숙하고도 깊은 추억의 환상이 마음 속 가득 일렁인다. 자연의 순수함이 이끌어 낸 듯 한 조화로운 색상의 배합 역시 매력적이다. 작품 감상 뒤, 내 안에 낭만의 울림이 여운으로 남는다. 모든 그림이 인상 깊다. 박성녀 작가가 위대한 예술가로 자리매김할 것을 의심치 않는다.”파란눈의 이방인에게도 그녀의 그림은 고향을 길어 올리게 한 것이다. 

   그녀의 중국 친구도 먼 곳에서 감상문을 보내왔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낄 때, 또는 내가 홀로‘특별’하다고 느낄 때, 가만히 그녀의 그림을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흘러가 버린 옛날에 대한 추억이 아니라, 잃어져 가는 순수(純粹)와 본연(本然), 그리고 삶에 대한 끈기와 용기에 대한 원점(原點)으로 존재하는 들꽃, 바로 그 원점에 비춰 지금의 우리 자신(自身)을 들여다봄이다.” 
 그녀가 외로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들꽃을 품고 맘껏 사랑하며 닮아가는 작가와 그것을 눈치채고 공감해주는 이가 많다. 그녀가 부럽다! 그녀의 들꽃들도.

 

                  


 이번 개인전 한국화하면 수묵화정도로만 알고 있던 이들에게 한지와 물감의 어울림이 독특한 채색화의 이해를 넓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들꽃들의 초대에 많은 시민들이 응하여 기꺼이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했으면 좋겠다. 

                                                                                                             글. 사진 이미애기자
                                                                                                             m057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