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추기경의 생전 모습엔 신앙이 없었던 탓인지 그다지 관심 없이 살아왔다.
선종 소식을 접하고, 생전의 일화들을 접하면서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특히나 안구기증과 자연사 선택을 접하면서
그 분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닮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분 상중에 9시 뉴스가 끝나는 시간에 생전 영상물이 내보내 준적이 있었다.
95년 카톨릭 대학 열린음악회에서 평소 애창곡이라며 '애모'라는 곡을 부르는 영상물이었다.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
세월의 강너머 우리사랑은 눈물속에 흔들리는데
얼만큼 나 더 살아야 당신을 잊을 수 있나
한마디 말이 모자라서 다가설수 없는 사람아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대 등뒤에 서면 나는 왜 젖어드는가
사랑때문에 침묵해야할 나는 당신의 여자
그리고 추억이 있는 한 당신은 나의 친구여
반주도 없이 약간은 어슬픈듯 부르시는 모습에
듣던 관중들이 거들어 불러주는 함께 애모해주는 그런 분위기 였다.
그 영상물을 보는 순간 나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을 받았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눈물이 난다는 것은 분명 진실이다!
평생을 성직자로 사셨지만 그 더이상 인간적일수 없게 보여진 그 분 모습!
그분도 어쩌지 못하는 인간근원의 가장 순수한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사신듯한 모습이
애모라는 노래에서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그분의 대상은 하느님 이었겠지만
그 분이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사람이란 건
그분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노랫말이
그 아름다움을 배가 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 침묵 추억 그리고 친구 까지
수많은 대중앞에서 부른 [애모]가
그분의 삶이 얼마나 절제된 생활이었을지를,
그래서 아름답지 않을 수 없는
그분의 삶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애모]였다.
나도,
생애 단 한순간에라도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