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한달만에 중환자실에서 나오신 어머님이 오늘 오후 노인병원 집중치료실로 다시 돌아오셨다.
축하드릴 일이지만 상태는 호전적이지 못하다 중환자실이라는 곳이 워낙이 폐쇄된 공간이다 보니
나쁜 병균들이 일반병실보다 더욱 기성을 부리는 곳인지라 이 정도면 일반 병동이 나을거라는 의료진의 판단 덕분이다.
그 동안은 정해진 시간 외에는 면회가 불가능 했다.
이제는 함께 있어 줄 수 있게 되었지만 큰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 되어버렸다.
막내 따님이 오셨지만 아무 말도 않으시고 감정의 변화가 없으신 듯 미동도 않으신다.
머릿속을 다 비워낸 듯한 모습이다.
입으로는 물한 모금도 힘들어 호스로 영양 공급 받은 지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연명치료라는 것과 존엄사에 대해 이번 기회에 많이 생각하게 된다.
준비되지도 못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겪게 되는 다양한 과정들을 밟아가면서
세상살이 마무리가 결코 녹록하지 않음을 어머님을 보면서 계속 느끼는 부분이다.
존엄사(안락사)는 스위스와 미국의 오레곤 주를 제회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법률은 없지만 2008년 11월 28일 처음으로 존엄사(안락사)를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고 한다.
식물인간상태인 어머니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달라며 환자의 자녀들이 낸 소송에서 법원이 환자로부터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고 한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게 해달라는 자녀들이 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인정한 사례라고 한다. 물론 선진국에는 환자 자신의 의사 결정을 존중해서 자기 생명에 대한 사전 유언을 합법화하는 자연사법은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일종의 생전 유언장에 따라 자신의 삶에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는 것이다.
김추기경의 경우도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지말라고 당부해 뒀다고 한다. 하지만 병원측에선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행위가 형법상 살인방조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고 한다. 이에 정진석 추기경이 "내가 책임지겠다"고 한 뒤에야 추기경의 바램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한다.
무엇이 정답인지. 병상의 어머님이 어떤 마음인지 어떤 마음이었을지, 당신이 느꼈을 감정을
나는 짐작만 할 뿐, 제대로 이해 할려면 내가 그 상황에 처했을 때에라야 가능한 일 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예전 상황이다.
지금은 아무 생각도 없으신 모습이다.
상황이 어려울 수록 삶이 고통스럽고 힘든 나날들일수록 내성이 생기는 모양이다.
오기처럼 마중물처럼 거듭 샘솟는 에너지로 감당해내가는 나를 본다.
가는 숨으로 근근히 지내시는 어머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
내가 해 줄수 있는 것은 어머님이 나를 알아보든 못 알아보든 곁에 있어주는 것 밖에 없다.
그전에야 마음이라도 나눴지만 지금은 눈으로만 상황을 읽을뿐 소통은 불가능이다.
당신 막내딸은 하나님께 " 고생좀 덜 하고 가는 잠에 가게 해달라"고 오늘도 기도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