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구름뜰 2009. 4. 29. 14:18

지난 토요일 아침이었다.

동생은 출근길이고 나는 아이데려다 주느라 저는 앞서고 나는 뒤서서 달렸었다.

동생 차  뒤꽁무니가 잔상으로 남은지 채 2시간도 안된 터에 전화가 왔다.

사연인즉, 이면도로에 주차를 하고 시간차를 두고 어물쩍대다 문을 여는 순간 뒤에서 달려오던 차의 백미러가 깨어지는 일이 일어났단다. 

현장에서 백미러 값 10만원을 드리기로 구두약속을 하고 계좌번호를 챙겨왔다고 한다. 

  "언니 하니랑 액땜한 셈 치기로 했어"

 우환없이 매일매일 지내는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며 예의 그 긍정적이고 밝은 우리만의 소통으로 그렇게 전화통화를 했다.  제 차는 멀쩡하다는 것과 10만원이라는 말에 금세 하하호호 잊었었다.

 

 그리고 오늘,

 자주는 아니지만 제게 시간이 나고 나도 점심까지 가능하면 기꺼이 달려오는 동생이 왔다. 

 "1시간 밖에 없어"

라며, 그렇게  우리들의 수다는 늘 정해진 시간 이상의  분량으로 서로를 충분히 나눈다. 수다라는 것이 얼마나 큰 소통의 기쁨을 주는지 동생을 통해서도 종종 느낀다. 맛있는 음식보다 더 맛있는 수다라고 해야 할까.  늘 시간은 아쉽고 동생도 나도 바쁘기에 많은 시간을 같이 하지는 못한다.  1시간이 모자랐을까. 내려간지 5분도 안되어서 전화가 왔다.

 "뭐 두고갔니?"

 "언니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인가봐"

 이야기인 즉 주말지나고 어제 수업중인데 동생한데 낯선번호가 떠드란다.

 "누구세요"

 " 아,  네. 통장보니 십만원 붙이셨대요."

 " 아...예.."

  "백미러를 다 갈면 12만원인데 유리만 갈아도 될 것 같아서 3만 5천원 들었거든요. 나머지 돌 

  려드릴려 구요."

언니 요즘에도 이런 사람 있냐고 나같으면 횡재다 하고 쓰지 돌려주기 쉽지 않을 거라고 했다.

참 훈훈한 얘기다. 세상은 똑 같이 그저 그렇게 사는 것 같지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건가보다. 동생으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 셈이다.

우리들이 관념이나 선입견으로 먼저 인식한 주변상황이 얼마나 다변적인지. 내 나름의 가치관이나 관념은 어쩌면 내 시각의 굴절을 만들고 그래서 그것은 착각이나 비현실적일수도 있어지는 것임을 그러니 세상일이 어찌 나와 전혀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이라고만 하겠는가. 

 

그러다가 이런 착각에서 깨어나는 일을 경험하게 되면 마음까지 잔잔한 기쁨이 일고 여운이 오래가는 감동을 준다. 당연 이런 여운은 주변에 더 좋은 여운을 퍼뜨리게 되는 역할도 할 것이다.

동생한데 당부했다.

꼭 문자 넣어주라고, 그 분의 정직한 마음 덕분에 참 좋았던 느낌을 꼭 문자로 표현해서 보내는 것 잊지말라고..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착각속에서 사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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