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옆에 섬나리 라는 울릉도 명이나물 쌈밥집이 생겼다.
명이나물은 울릉도나 지리산 등 깊은 산에서 나는 나물이라고 하는데
주인장 처갓집이 울릉도라 예전부터 명이나물(간장 초절임한)을 주변에 많이 나눠먹었는데
먹어본 사람들마다 반응이 좋아서 이런공간을 꾸몄다고 한다.
구석구석 주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화장실입구에는 신사임당의 초충도 그림이 있었다.
화장실문과 벽을 하나로 묶어 캔버스로 만든 이목도 뛰어났다.
여자쪽엔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맨드라미 그림으로 남자쪽에는 가지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번에 오만원권 화폐에 가지 그림이 들어갈거라고 했더니 주인장은 정작 몰랐다고 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와 보았을걸 하는 생각에 물어보니 개업한지 1주일 밖에 안되었단다.
박선생과 모처럼 시간이 난 모람선생 셋이서 맛있는 수다로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놀다 왔다.
모람선생 아파트 바로 옆이라 언제쯤 오픈할려나 지켜보다가 드디어 우리를 안내한 곳이다.
야생화가 많아서 구경거리도 이야깃 거리도 많았다.
모람은 시간나면 유리온실에 놀러오기로 주인장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신록으로 무성하던 산색이 오월들어 어느새 하얗게 일어나고 있다.
창문을 열고 코를 벌름거려 보면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아카시아 꽃향기를 맡을 수 있다.
눈을 감지 않아도 그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이팝나무 가로수가 많은 우리동네는 해마다 오월이면 가로수도 산도 하얗게 일어나 향기를 더해 준다.
피천득 선생님은 [오월]에서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라고 하셨다.
나도 해마다 이맘때 이 오월의 향기가 참 좋다.
명이나물은 울릉도에서 춘공기때 명을 잇는 나물이라 하여 이름붙여졌지만
실상은 산마늘 나물이란다.
이팝나무 또한 보릿고개 당시 이밥이라 하여 하얀 쌀밥이 연상되는 나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나물이름에도 나무이름에도 어려웠던 옛 흔적이 남아 있다.
지금 우리는 참 풍족한 세월 속에 살고 있다.
보릿고개달인 줄도 모르고
오월을 좋아하고 아카시야 향기 좋아하는 것도 조상님들의 은덕이리라.
울릉도 가지 않고도 명이나물을 맛 볼수 있는 것도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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