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수자원공사구미권관리단의 후원과 구미시의 협력으로 구미시민명예기자단의 Water-Tour가 있었다. 이번 물길나들이는 안동댐일원의 수자원 관리시설 견학과 현존하는 유일한 주막인 예천의 삼강나루까지였다.
이날 기자단일행은 댐의 역할인 홍수조절이나 생활용수 공급, 발전을 통한 전력공급 외에도 생명의 젖줄인 물에 대한 재인식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안동댐은 고박정희대통령 당시에 만든 4개의 댐(안동댐 소양감댐 대청댐 충주댐)중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여성적인 댐이라고 한다. 함께 동석한 윤원기차장(구미권관리단)은 “물 따라서 사람들의 성향도 다르다”며 지역마다 사람들의 특성이 다름은 물과도 관련이 있다고 했다. 물이 우리의 젖줄이니 당연한 것을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보지 못한 우매함을 깨치는 시간이기도 했다. 한정된 자원 물! 더 소중히 다뤄야 함은 요즘의 현실만 보더라도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안동댐주변은 댐 상품화에 성공한 지역인 듯 했다. 댐건설로 수몰된 지역문화재를 모아 조성한 민속마을이나, 월영대에서 도출해낸 국내최고의 목재다리인 월영교! 특히 월영교는 유유히 흐르는 물위를 걷는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고나 할까. 강을 건너보는 것 외에도 다리의 조형미와 주변의 아름다운 산세가 물과 함께 절묘하게 어우러져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월영교 입구에 들어서면 ‘여기가 어딘가, 영화 속 한 장면 인 듯 한 그 풍광에 금새 환상에 들 정도였다!’ 산색은 신록으로 프르렀지만 곧 녹음방초 우거질테고 가을단풍과 겨울의 나목까지 사계절 내내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저 산색은 나날이 또 얼마나 아름다울지......
월영교 입구의 [물문화관]은 댐과 생태에 관한 이해를 도왔고 물 문화와 역사까지 물에 대한 이해를 돕기에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월영교 맞은편으로 즐비한 음식점들은 안동하면 떠오르는 간고등어와 헛제사밥 식당들로 안동의 식문화까지 관광객들에게 그대로 접해 볼 수 있게 잘 조성되어 있었다.
예천의 삼강주막은 지형적으로 워낙이 명당에 자리한 곳이란다. 삼강나루터 오른쪽으로는 강원도 태백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이 안동댐을 거쳐 내려오고 있고, 왼쪽에서는 문경 대성사 뒷산에서 발원한 건천과 하나는 영주 소백산 봉하에서 내려오는 내성천 두강이 합수되어 내려와 삼강주막지점에서 세 강이 만나는 곳이다. 하여 [삼강]이다.
산맥또한 안동쪽 산맥과 문경주흘산맥 그리고 대구 팔공산맥이 이쯤에서 모인다. 삼산맥과 삼강이 모여 “풍수지리학적으로 아주 좋은 곳이니 막걸리를 여기서 먹고 제대로 기를 받아가라”고 현지 관광해설사는 설명을 덧붙였다. 삼강나루에서 부산까지가 7맥리이고 그리고 발원지(강원도 황지)에서 삼강까지가 6백리해서 낙동강1300리라고 한다.
교통수단이 뱃길이었을 적엔 부산서 소금 배가 들어와 삼강주막은 보부상들의 숙소로 내륙사람들의 물물교환 장소로 쓰이기도 했단다. 선비들이 과거보러 갈 때도 지금은 다리(사진)가 놓여져 있지만 배를 건너서 문경새재 조령관문을 넘어 과거를 보러가는 그야말로 사통팔달의 장소였던 셈이다.
주막에는 마을 이장을 비롯한 관광해설사들이 상주하며 찾는 이들에게 시골정서를 그대로 느끼게끔 구수한 사투리로 행락객들을 맞아 주었다. 450년 수령의 임금이 하사한 회나무에 얽힌 전설, 들돌에 얽힌 이야기, 글을 모르는 주모가 뱃사공장부와 일반인들의 외상장부를 주모만의 방법으로 부엌 벽에다 그어놓은 표식이며, 싸리나무를 둘러친 통시(화장실)도 그대로 재연되어 있었다. 문화관광해설사(최상열)에게 주막에 얽힌 다양한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재밌었다.
옛부터 막걸리 맛이 유독 좋았다는 주막엔 양조장에서 일하던 청년도 여기 와서 마셨다고 한다. 양조장의 바로 제조된 막걸리보다 하루 이틀 발효된 주막 술독 맛이 더 좋았을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해설사의 설명이다.
어릴 적 술심부름을 별로 해 본적은 없지만 주전자에 입대고 맛보았던 그리운 맛 인 것 같기도 했다! 이장에게 물어 보니 역시나 예전방식대로 마을에서 직접 만든다고 한다. 막걸리 맛 만큼 구수하고 푸근했던 이장님의 입담과 최상열해설사의 말마따나 기를 받기위해서 라도 한잔해야 했는데 그 가격 또한 정겹다. 양은주전자에 가득채운 막걸리와 촌두부한접시, 메밀묵한접시, 파전같은배추전, 이 모두가 [주모한상]이라는 메뉴명이며 가격은 만2천원이다.
삼강주막은 지금부터 76년 전, 큰 홍수가 나 주막도 쓰러지고 보부상 숙소, 뱃사공 숙소도 떠내려갔었던 것을 작년에 복원한 것이다. 지금은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명소(경북민속자료 134호)로 옛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마지막 주막을 지키려 애쓰는 주민들 덕분에 주막은 사람들의 활기로 넘쳤다.
낙동강 1300리 중에 구미를 끼고 도는 강물은 100리나 되는 구미는 지형적으로도 축복받은 도시다.
물길나들이를 하고 보니 구미공단의 눈부신 발전이 고박정희대통령의 위업인건 의심할 여지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낙동강의 위업도 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 그림 이미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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