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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연극제 구미 풍경 7

구름뜰 2009. 6. 15. 17:27

 

 

 

 

연극이 시작되기전 야외 특설무대에서는 다양한 실험작품들이 올려진다. 그건 연극이 끝나고 나오는 늦은 밤 시간에도 마찬가지다.

우리동네 연극제 (6월 11일 ~ 6월 12일)  (2일차) 인형극 : (할머니)

연출: 서혜자   단체 :인형극단 누렁소  장르 : 손인형극

장소 :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야외 특설무대

시간 : 18:00 ~ 18: 40

 다듬이질, 키질, 절구질, 바느질 등 우리의 전통생활방식을 엿볼 수 있는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훨씬 정감있는 인형극으로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생활박물관처럼 아이들에게는 좋은 교육기회제공도 될 뿐더러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대가 작았지만 관객들의 분위기는할머니에 대한 추억과 함께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듯한 정겨운 분위기였다.  

 

 

 

대숲에는 말(言)이 산다. 

연출 : 오정국   작가 : 김문홍

단체 : 극연구집단 시나위(부산광역시 출품작)  6월 12일 7시 30분 공연분

 어느날 복두장이는 꿈에 경문왕을 만난다.  꿈에서 경문왕이 귀가 커서 복두로 귀를 가리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잠에서 깬 복두장이를 금군대장이 부하를 거느리고 나타나 궁으로 데려가게 된다. 막상 임금님의 귀를 보게된 복두장이는  깜짝 놀란다.

 " 내 귀가 어떠냐? " 

 "임금님의 귀는 커지도 작지도 않고 딱 맞습니다."

이제껏 어느 누구도 임금에게 그렇게 말해준 이는 없었다.  임금의 주변에는 권력투쟁에 혈안이 되어 멀쩡한 임금의 귀를 가리려 하려는 자들(곧 전하의 귀를 막아 백성의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게 만들려는 무리들)이 득실대고 있다.  귀가 커야 백성의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임금님의 귀는 계속 자랄거라는 것 등 임금에겐 충신은 없고 간신들뿐이었던 셈이다. 

 복두장이만 유일하게 " 크지도 작지도 않고 알맞다"며 바른 소리를 하게 되고 이것이 못마땅했던 금군대장은 복두장이는 죽인다. 임금도 복두장이를 통해 비로소 소문을 소문으로만 여긴 내 탓을 후회하며 진실의 소리를 듣고 싶다라며, 대숲을 베어내고 산수유나무를 심으라고 명한다. 하지만 임금도 결국 암살당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저승에서 만난 두사람의 대화가 인상적인 연극이었다.

경문왕 : 내 진작에 귀를 열고 살았더라면 내 이렇게......

             미처 귀기울이지 못한 내탓이로구나 자리에 연연한 내 탓이로구나..

             내가 하지 못한 일이 너무 많아.

복두장이 : 임금님 이제야 비로소 전하의 귀가 당나귀 귀처럼 커지셨네요.

경문왕 :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지켜 볼 밖에..

복두장이  : 그렇게 되어야 하구요

               누가하든 전하보다 못하겠습니까. 죽어후회해도 소용없고

               죽어서라고 알았으니 기쁜일 아닙니까.    

 

 

 

 이번 연극제 기간 동안  VIP석 우측 가장자리를 고정석으로 고집하시며 심사 하시는 심사위원 권성덕영화배우에게 짧은 인터뷰를 딸 수 있었다.

 구미연극제에 대한 소감? 

  "구미에서 열리는 연극제가 아주 성공적인 것 같아요. 관객들이 연일 가득차고, 반응도 좋은것 같고 관람문화도 참 좋습니다. 여러군데 가 봤지만 이런 성황을 이룬 적은 없었어요."

 구미에 대한 바램이 있으시다면?

 "이정도 인프라라면 구미에 예술대학원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모자라는 인력은 타지에서 데려오고 기숙형 공간을 만들어서 장학제로 선발하여 예술 인프라를 키웠으면 합니다." 

 

 

 

  구미고 1학년 연극반 동아리 <페르소나>팀이다. 지도선생님과 함께 야자를  빼고 와서 그런지 더욱 신나 보이는 학생들, 관람객도 다빠져나간 로비에서 선생님의 인솔로 단체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풋풋한 미래 연극인들을 접하니 한 컷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 컷 찍고 오늘 작품(대숲에는 말이 있다.)에  대한 평을 물어 보았다. 곳곳에서 감상평이 쏟아졌다. 

 " 뭔가 달라요."

 "출연진 숫자가 많아요."

 "스케일이 달라요!"

 "의상이나 음악이 독특해요!"

 "지난번거 보다 좋아요."

 " 분기가 다른 작품과 달랐어요.!"

 1학년 11반 이준우 학생의 연극평 한마디다.

 " 상 받을 것 같아요!"

 

 

연극이 끝나고 나오면 야외 실험무대는 또 새로운 무대로 개막된다. 오늘(6월 12일)은 고등학생

(오상고) 연극동아리 (너울팀) <꼬마의 편지> 9시 부터 진행되었고 곧이어 현일고 연극반 동아리(시나브로팀)들의 실험무대도 올랐다. 새내기들인 그들의 풋풋한 모습이 관객들에게 역시 풋풋한 웃음을 선사했다.

 예술회관 야외특설무대는 밤마다 불야성을 이룰 정도로 많은 인파들이 모여들고 있다.  구미 문화로 축적되어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면서 구미 문화인트라의 가능성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이번 27회 전국연극제는 맘껏 즐긴 시민이라면 오래도록 잊지못한  문화 나들이, 추억만들기가 되었들 거라는 생각이 든다.

글 사진 이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