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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연극제 구미풍경 5

구름뜰 2009. 6. 9. 15:23

 

   

  구미문화 예술회관 야외특설무대 6월 8일 오후 (6시 30분~ 6시 50분)

  <미국에 비아그라가 있다면 한국에 엿머그라가 있다>

  연출: 이재선    장르: 신체극

 

 요즘을 탈장르의 시대라고들 한다. 

 옛것의 정서를 놓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미국에 비아그라가 있다면 한국에 엿머그라가 있다> 신체극은 절제된 대사와 체적 언어로 거리의 관객들과 호흡하고자 하는 의도가 돋보였다.

가장 한국적인 캐릭터들이  우리 가락의 흥을 담아냈으며 
생활소품인 붓, 엿가위, 깡통들을 이용한 다양한 두드림은

새로운 타악의 재미도 접할수 있는 작품이었다. 

 

 

 

 충남 극단 예촌의 출품작 <분례기> 6월 8일 7시 30분 공연

 연출 : 채필명  작가 ; 주성홍

 

충청도 예산 작은 산골 호롱골에는 똥례(화장실에서 낳아서 붙여진 이름)네 일가가 산다.

똥례에게는 혼처가 정해진 친구 봉순이가 있다.

봉순이는 얼굴도 이쁠 뿐더러 행동거지도 반듯해서 어른들이 모두 예뻐하고 탐내는 처자였다.  

어느날 똥례는 나무를 하러 갔다가 용팔이에게 겁탈을 당한다.

그즈음 봉순이도 겁탈을 당하고 스스로 목을 매는 일이 발생한다.

이에 똥례는 봉순이를 잃은 슬픔에다  자신도 죽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며

용팔이에게 왜 나를 이렇게 만들었냐고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울부짖는다.

 

 "작년에 피었던 꽃이 올해도 다시 피는데, 죽은 사람만 억울한 일이야, 악착같이 살아야지 "

라며 용팔이는 똥례를 설득하고 똥례또한 악착같이 살아 볼거라는 결심을 하게된다.

 

 

 

가난이 죄일까.  똥례아버지는 노름에 빠져 근근히 지내다가

읍내 장터 국밥집 아들  홀애비인 영철에게  똥례를시집보낸다.

신랑 영철이도 노름에 빠져사는 다리가 불구인 남자다. 

시어머니는 똥례부모에게 들인 돈만큼 며느리를 막일꾼으로 부린다.

노름판에서 돈을 잃고 온 영철은 똥례를 상습적으로 매질해대고

시어머니의 학대도 만만찮지만 똥례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열심히 산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용팔이의 가슴은 찢어지지만

달리 그가 해 줄 일은 나무를 한 짐 해주거나 하는 그런 일밖에 없다.

  

어느날 남편이 노름에서 딴 돈이라며 한가방의 돈뭉치를 들고와 똥례에게 건넨다.

이젠 노름 하지 않을거라며  이 돈은 임자돈이라고..

똥례는  그 돈을 받아들고 고민하다가, 부엌아궁이에 넣어버린다.

몇 일 후,  노름병이 도진 남편이 다시 돈을 찾고 똥례는 죽을만큼 두들겨 맞으며  울부짖는다.

 

 "아무것도 필요없어요. 돈이 많으면 뭔 소용이예요? 지는 돈 같은거 필요없수..지는 그저 어머니  하고 당신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그건 돈 없이도 되는 거 잖아요. 그건 돈 없이도 되는  거잖아요."  

 

똥레는 남편의 친구인 콩조지에게도 겁탈을 당하게 된다.

그 현장을 시어머니에게 발각당하게 되고 콩조지는 친구의 어머니를 목졸라 죽이게 되고 

똥례는 실성을 하고 만다.

 

잡초처럼 밟히고 밟혀도 악착같이 살려고 애쓰는 똥례와 그녀를 가만 놔두지 않는 주변사람들. 그 옛날 우리 여인네들 삶의 단면을 보는 듯 하여 마음이 아팠다.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구분 없이 늘 희생만 해야했던 여인네들의 삶,

팍팍할 수 밖에 없는 삶, 자신의  의지는 없고 딸로 며느리로의 보조적인 역할이 먼저였던

여인네들의 삶, 자신을 위한 일에는 꿈조차도  꿀줄 모르고 살았던 여인네의 삶을 똥례를 통해서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광고 카피가 빅히트를 친지도 벌써 10여년이 되어간다.

그런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요즘의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라는 생각이 든다. 

시대를 잘 타고난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먼저 나신 조상님(여성)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세상이라고 해야 옳을까.

어쨌거나, 요즘 여성들이 복많은 건 분명한 사실이다!

   

 글. 사진 이미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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