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늦게 귀가한 남편은 들어오자 마자 지갑을 열었다.
그리고선 오만원권 1장을 내밀었다.
처음 오만원권 신권이 나온날도
"신사임당 못봣지?" 하며 지갑에서 신사임당을 꺼내 내게 선물로 주었었다.
그리고 며칠 후 또 신사임당이 있다며 2장을 더 받은 적이 있다.
신사임당이 생기고 나서 부터 남편은 신권이 생기면 지갑 뒷켠에다 넣어두었다가
내게 건네는 보람을! 즐기는 것 같다.
자주는 아니지만
매우 이례적이고 반가운일이 아닐 수 없다 ㅎㅎㅎ
남편에겐 아마도 용돈 받고 좋아라하는
아들이나 마누라 보는 재미가 쓰는 재미보다 더 큰 것 같다.
그것을 알기에 나는 용돈을 받을 때마다 고맙다고 꼭 안아준다.
포옹만으로도 매우 족해하는 남편을 보면 나도 기분이 좋다.
어쩌면 용돈을 배춧잎으로 줄 때보다
신사임당으로 줄 때 내가 다섯배 정도로 더 좋아하는 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용돈을 받는 일이란 어른이나 아이나 기분 좋은 일이다.
그리고선 오늘 아침 출근하려다가 뭐 빠진것 있는것처럼 갑자기 돌아선다.
뭐 잊은게 있나 했는데 또 지갑을 연다. 아침에는 3장이다.
돈을 보는 순간 나는 쿡 웃음이 나왔다..
어젯밤에 받았다는 걸 얘기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찰나적인 고민을 했지만 소리내어 웃고 말았다.
용돈준다고 좋아서 웃는 줄로만 알고 출근한 남편.
아무래도 어젯밤 준 것은 기억 못하는 것 같다!
숫자로 보면 어젯밤 1장과 3장은 엄연히 차이가 있으니까 어젯밤 준 걸 기억못한다해도
줄려면 1장 줄 터인데 3장을 주는 건 아무래도 남편의 성의! 인 것 같기는 한데..
이놈의 속물근성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
퇴근하고 오면 물어볼일이다.
어젯밤 일을 기억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