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미술제 2009전>이 어제까지 6일간의 전시가 끝났다.
우리 초보동아리에게도 이번 미술제에 출품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6일간의 전시 기간중 당번이 주어져 한나절을 꼬박 구미문화예술회관 1. 2 전시실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하면서 전시관을 맘껏 누렸다.
1년에 한 번 있는 기회라서 더욱 뜻깊은 시간 이었다.
관람객은 어린이집 아이들(5세)부터 친구, 가족, 일반인들 까지 다양했다.
우중에도 장미꽃을 들고 찾아와 격려해주는 모습은 특히 보기 좋았다.
아마추어라서 더욱 따스한 눈길로 봐 주는 훈훈한 자리였다.
한번에 두가지를 잘 못하는 성격때문에
이번 학기에는 꼭 마음에 드는 작품을 생산해내지 못했다.
'동강 할미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렇지만, 그래도 좋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 져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잡을 수 있는 붓과 물감,
그리고 한지를 펼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 누드 그림을 그린 이가 똑 같은 포즈로 서서 사진 찍는 걸 보고 따라 할려다
여건이 허락치 않아서 ㅎㅎ그냥 찍은 사진이다.
그 여인의 모습이 그림속 모습보다 훨씬 더 예뻤다.
친구의 작품(붓 글씨)과 아름씨 아버지의 작품(서각)까지 곳곳에 지인들의 작품이 눈에 뛴다.
예술장르는 어느 것이든 추구하는 것이 미학이 아닐까.
그래서 그 사람의 작품을 보면 그의 모습이 함께 보인다.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지 1년 6개월정도 되었는데 할 수록 어렵다.
그렇지만 그 어려움이 내겐 또다른 도전의 기회여서
나는 적당히 즐기면서 배움의 기쁨도 함께 누리고 있다.
일상에서 내 시간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주부로 사는 일에는 작정하고 시간을 내지 않으면
늘 그저 그런 시간을 보내게 된다.
작년부터 시간에 여유가 생겼고
그동안 해보고 싶었지만 기회도 없었던 그림을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 의식적으로 나를 위한 시간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도 함께 했다.
지금은 나만의 시간에 익숙해진 가족과 나를 보면서
새삼 보람을 느낀다.
언젠가 그림 그리는 분을 취재한 적이 있는데
그 분은 화실에 나가기 전에 미리 목욕재계하고 나간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분의 그림은 정갈함과 정숙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신명나면, 갑자기 마음이 동하면 끌어다 놓았다가
아니면 금새 던져두는 변덕이 심한 취미생에 불과하다.
취미라는 것이 그렇다. 과제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 스스로 신나야 하는 일이고 보니.
세월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건,,
내년에도 이 자리가 주어질테고 올해보다는 훨씬 더 나아져야 겠지만
어째 나는 자신이 없다. 그래도 걱정 않는다. 감각도 둔하긴 하지만,
노력하겠다는 마음자세 하나는 확실하게 있으니
올 해보다는 내년이 훨씬 나아지리라.
설마 올해만 못할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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