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와 달팽이의 동거가 오늘로 열흘 정도 되었다.
각자 알아서, 염원했던 대로 행복하게 잘 지내는 것 같다.
그동안 먹이 줄 때 말고는 잠수 타는 걸 좋아하던 구피 녀석들의 행동도 달라졌다.
이젠 우리집 환경에 제법 적응을 했는지 내가 다가가면 먹이를 주는 쪽으로 얼굴을 내민다.
반가운 몸짓이다. 어떨때는 입을 수면위로 내밀기도 한다.
강아지들이 반갑다고 꼬리치는 것 같은 몸짓이다.
먹이 주는 줄 알고 달려드는 것일게다. 아마도..
금방 먹이를 주지 않고 요녀석들 애 끓이며 노는 걸 나는 즐긴다.
구피야 애가 타겠지만 나는 그런 녀석들 모습이 더 이쁘다. ㅎㅎ
그러다가 내 속셈을 알아 채면 한 3-4분 정도 지나면 잠수 탄다.
아들이 물고기는 머리가 나쁘다고 하는데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오른쪽 요 녀석은 임신을 한 것 같다. 아마도 .. 제법 배가 부르다.
산달이 언젠지도 모르고.. 언제쯤 꺼내서 분리시켜야 되는 지도 모르고..
가끔 새끼를 먹어 치우기도 한다는 데.. 공부좀 해야한다.
알아보고 ..계속 지켜 보아야 한다.
달팽이는 무얼 먹고 사는지(구피의 응가를 먹고 살지는 않을 터인데.. 잘 모르겠다)
구피에게만 먹이를 주고 이녀석에겐 딱히 주는 것도 없는데
처음 몇 일은 잠수만 타더니 이제는 물배추 위로도 가끔 올라와서 놀다가 내려간다.
동작은 굼뜨지만 건강해 보인다.
며칠 전 새 식구가 들어왔다. 다슬기 3마리다.
우리동네 낚시가게 아저씨는 낚시재료가게와 24시 편의점을 함께 운영하는데 낚시 광 이시다.
가게 앞에는 발코니를 확장한 듯이 데크목으로 꾸며놓고 파라솔을 4개정도 마련해 두었는데
오며가며 참새 방앗간 하기 좋은 곳이다.
가게 앞엔 대형 수족관이 있다.
그곳에 붕어랑 잡아온 물고기들을 넣어두고 즐기 신다.
물 위에는 당연 부레옥잠과 물배추도 함께 있다.
몇 일 전 운동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파라솔에 앉아
맥주 한잔 하다가 우연히 눈길이 갔는데 어항속에서 다슬기를 발견했다.
속살을 맘껏 내밀고 어슬렁 거리며 어항속에서 한가로이 놀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여유자적해 보이는지 ,당장에 우리집으로 전입을 시키게 된 계기다.
구피 5마리와 달팽이 2마리 다슬기 3마리 모두 10식구가 사는 이 항아리를 보면 기분이 좋다.
하루에도 몇차례 할 일 없으면 이녀석들을 본다.
외국에는 혼자사는 할머니들이 강아지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외출을 하거나 지하철 버스를 탈 때도 꼭 강아지와 함께 한다는 데
혼자사는 외로움이 커서 그 분들은 강아지 때문에 산다고 할 만큼
애완견이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한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어느날 낚시가게 아저씨가 그랬다.
아내가 화초를 좋아하면 남편이 속을 썩이는 경우가 태반이고
아내가 강아지를 안고 다니는 정도면 그 집 남편은 거의 끝났다고..
거의 포기한 경우라고 해서 한참을 웃은 적이 있다.
내겐 아직 남편과는 상관이 없지만 요녀석들 보는 즐거움이 제법 있다.
'사람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못다핀 꽃 한송이? (0) | 2009.08.03 |
---|---|
해운대 영화 (0) | 2009.07.28 |
용돈 (오만원권과 남편) (0) | 2009.07.24 |
그림이야기 3 (0) | 2009.07.23 |
그림 이야기 2 (0) | 2009.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