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아침 인사!

구름뜰 2009. 8. 30. 07:50

 

잠에서 일찍 깨는걸 보면 확실히 나이를 실감한다.

의식이 깨이고 눈 한번  뜨고 나면 더 자고 싶은 생각은 없어진다.

방금도 여덟시 20분인 줄 알고 아이를 깨웠다, 

10분정도 밍기적거리다 일어난 아이왈,

 "엄마 몇 시라고?"

맙소사! 다시 보니 7시 30분이다.

나는 오늘 아침 한시간이나 빨리 일어나서 아침 일을 한 셈이다.

일요일은 8시50분까지 등교하는 녀석, 짜증 확 낼려는 걸 재빠르게 한마디 던졌다.

"한 시간 벌었으니 좋지?" 

찡그릴려다 말고 다시 제 침대속으로 들어갔다. 

 

한 시간! ㅎㅎ  한시간 동안 뭘 할까 하다가 

내게 늘 '아침인사'는 요녀석들 세수한 모습들을 정리해본다.

 

 

 

  이 화초가 우리집에서 수령이 가장 오래된 화초다

  15년 정도 된 것 같다. 이사올 때도 함께 왔고 분양도 많이 해 준 화초다.

물론 그 때 그 모습은 이 화초의  선조가 되겠지만,

그 맥은 그대로 오늘까지 이렇게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꽃은 계절도 없고 한번씩 이렇게 피고 피면 오래간다.

 

 

 

요즘 '인삼벤자민' 새잎이 연일 무성하게 잘자라고 있다.

봄날 인줄 착각한 건지 봄에는 비실비실 꼬시라져 가더니 요즘 갑자기 활기를 뛰고 있다.

아무래도 수상하다. 사랑에 빠진 걸까.. 

옆에 있던 산세베리아가 한 달 전에 뿌리가 썩어서 잘라준 것  말고, 달라진 환경은 없는데..

 

 

 숲이 우거지는 기분이랄까. 요 화분 아래쪽에  벤자민 화분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것까지 난리가 났다. 

이런 활력! 정말 오랫만에 보는 것이다.

 

 

고사리도 덩달아 신났다. 가위로 역시 봄에 싹둑 잘라주었는데 벤자민과 함께 다시 생기를 찾았다.

 

 

 

봄부터 내게 꽃을 가장 많이 선사해 준 만다벨라다.

이제 꽃은 지고 이렇게 새잎 덩쿨들이 여기 저기서 줄기를 뻗어가고 있다.

울타리를 더 높게 만들어 주어야 할 것 같다.

 

 

단풍나무 분재다. 중국 단풍나무 분재와 두 그루가 있는데 중국 단풍나무는 영 시원찮다.

재생시키려고 그늘로 옮겨 봤다가 배수에 신경 써 봤다가 별짓을 다 해보지만 아직은 별로다.

요, 우리 단풍나무만 조금씩  나아져 가고 있다.

여름내내 단풍!이 수시로 들더니 이제는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는 듯 하다. 

 

 

나비 페페다. 초록 그 자체체가 꽃만큼 이쁜 화초다. 싱그럽다.

녹색은 생명이고 희망이라는 광고 문구가 생각난다.

 

 

 트리안, 너무 잘 자라서 수시로 이발을 해주는 그렇지 않으면 봉두난발이 되는 화초다.

 

 

워터 코인, 이녀석도 수시로 이발이 필요하다.

제멋대로 감당도 못할만큼 자라서는 맘대로 안되면 어느날   드러눕는다. 

얼 보겠다고 그렇게 키만 키우는지.. 싱거운 녀석이다. 

 

 

무늬 비비추다. 항상 변함없는 모습이다! 요녀석은 남편이 편애하는 화초다

그래서 나는 이 화초를 관심밖으로 둔다. 남편이 어느날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 내가 좋아하는 화초에만 물 줘야지~" 하면서 다른 화분 다 제쳐좋고 이 녀석에게만 물 주는 걸 본 적이 있다. 그 후론 나도 요녀석과 또 한개의 야생화분 하나 난초화분 2개 (남편이 아끼는 화초들) 는 덜 챙긴다.  당연 오늘 아침 사진에서도 제외시켰다.ㅍㅎㅎㅎ

어쩌면 그 화초들은 남편 때문에 피해보는  잘못된 만남 인지도 모른다. ㅎㅎㅎ

 

 

천사의 눈물.

어찌나 가녀린지.. 축 늘어지기 시작하면 이 녀석도 컷트를 해 주어야 한다.

천사의 웃음이라는 화초도 있는데 지금은 컷트를 너무 많이해서 (거의 삭발상태)

사진찍기가 약간 민망할 정도다.

 

 

사철은 사철인데 은사철 인지 00사철인지 갑자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요녀석 이름도 까 먹었다. 나이 탓할 수도 없고. ㅎㅎ 기억력 문제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하트폰이다.

(그래서 인지 남편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화초다)

물을 제때 주지 않으면 금새 잎들이 오그라지며

"아이고 나 목말라 죽겄네 "하는 형상으로 변하는 녀석이다.

상당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한 식물이다. 한 이틀 집을 비울래도 왁플레티 녀석들보다 요 화분이 

더 걱정 될 만큼 민감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우리 집에서만 그러는 건지 내가 저 이뻐하는 줄 알고 그러는지..

생긴것은 무난한 것이 까타롭다!

 

어린왕자가 장미에게 쏟은 관심과 사랑때문에 수천송이 다른 장미꽃보다 

그 장미의 소중함을 알았듯이 이상하게 정이가는 식물이다. 

새순들의 연한 연두빛이 얼마나 이쁜지..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짙어가는 초록까지

초록의 현란한 색감을 이 화초 하나에서도 충분히 구경할 수 있다. 

 

 

요 초록선인장 같은 꽃모양의 화초는 그냥 가만 놔둬도 잘 자란다.

물도 거의 주지 않는다. 변함없고 항상 그대로인 모습이다.

 

 

산세베리아가 한 1년 정도 잘 자랐는데 지나친 관심!으로 과잉보호를 한 탓인지  

뿌리가 하나씩 썩어들어갔다.

한달 전 쯤에  지저분해서 미련없이 가위로 싹둑 잘라버렸다. 

무관심이 특효약이었는지 새 순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관심 없는척하며 지켜보는 녀석인데 정말 기특하다.

그새 어디서 날아왔는지 괭이밥이 주인행세를 할려는 지 자리를 잡았다.

참으로 질긴 생명력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화분이다.

우리집에서 제일 모양새 없고 볼 품 없지만 시사하는 바가  큰! 화분이다. 

 

 생명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며 소중한 것이다.

살아있음은 행복이며 우리가 끊임없이 사랑해야할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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