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하늘은 높아 가고풀벌레 소리는 갈수록 요란해지고 있다.
조용히 앉아 무얼 좀 해 볼까하면,
저 찬란한 초록보다 더 현란한 음색으로 풀벌레가 훼방을 놓는다.
하던 일을 멈추고 소리에 집중을 해본다.
그러면 우는 것도 잠시, 울던 소리가 똑 같이 멈춰진다.
얼마나 조용한지..
또 다시 하던 일에 집중 할라 치면
그 고요한 여음을 즐기기도 전에
어느쪽에선지 일순, 서막을 알리듯,
풀벌레 한마리가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앞동산 모든 풀벌레들이 금새 또 일어난다.
풀섶에 숨어서 소리로만 소통하는 녀석들!
갑자기 저 울음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풀벌레의 울음은 누구를 향한 것일까. 떠나갈 여름에 대한 아쉬움일까.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가을에 대한 그리움일까.
계절도 서로를 그리워하는 것일까!
이 계절엔
자연도 소리로 가는 계절을 알리는 오늘 같은 날에는
집중 잘 안되는 일을 하느니
풀벌레 소리라도 실컷 들어두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