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갤러리] 별이 빛나는 밤 격렬한 붓터치엔 비극적 예술가의 삶이… | ||||||||||
작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1853~1890) 제작연도: 1889 재료: 캔버스 위에 유채 크기: 73.7ⅹ92.1㎝ 소재지: 미국, 뉴헤이븐, 예일대 미술관 후기인상파의 주요 작가인 고흐는 밀레(Millet)와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한 인간으로서의 그의 삶은 매우 비극적이었으며, 그의 인생은 실패의 연속이라고 결론지어도 무방할 것이다. 정신병력이 있는 가계, 자신에게서 일찍 죽은 첫아들의 모습을 기대하는 부모, 가난에 의한 학업의 중도포기, 무모한 사랑의 거듭되는 실패, 직장에서의 해고에 이어 성직자의 길에 투신하기로 하지만 그 열망마저도 그의 광신도적인 기질과 격정적인 성격 때문에 교회로부터 거부된다. 이제 그간 틈틈이 그려 보던 그림만이 자기 구원의 유일한 통로로 남게 된다. 27세의 나이에 전업작가로 변신한 그에게는 동생 테오의 헌신적인 도움만이 유일한 생계원이었다. 평생 동안 800점 이상의 유화와 700점 이상의 데생을 제작하였으나 그가 살아 있는 동안 팔린 작품은 데생 1점이 전부였다. 독한 압생트 술에 절어 신을 저주하면서 끓어 넘치는 열정을 그림에 쏟아부었지만 그림도 그에게 구세주가 되어주지 않았다. 화가로서의 능력에 대한 불안과 계속되는 정신질환에 시달리던 그는 마침내 그림을 그리던 현장에서 너무나도 힘든 삶을 스스로 끝내 버린다. 세잔이 인상주의 양식을 엄격한 고전주의로 이끌어갔다면 고흐는 자연을 재구성하지 않고 사물의 특성을 과장되게 부각하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길을 추구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고흐가 죽기 1년 전, 고갱과의 불화로 귀를 자른 사건이 일어난 후, 스스로 생 레미의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요양하던 중에 창밖으로 보이는 마을 풍경을 그린 것이다. 화면은 녹색과 파란색이 주조가 되어 무거우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주는데 반해 필치는 더욱 격렬하고 충동적인 붓질로 표현주의적 성격을 더해간다. 특히 터치에 의한 동적인 화면은 그의 그림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고흐 자신의 치열한 예술가로서의 삶과 그림에 등장하는 모든 존재의 생명이 녹아 흐르는 것 같다. 화면의 삼분의 이를 차지하는 하늘에서는 노란색과 흰색의 달과 별이 광휘를 뿜어내고 있으며 그 사이를 굵은 터치가 소용돌이를 이루며 내달린다. 범신론의 흔적이 명백히 보이는 이 위압적인 하늘 아래 마을은 숨죽이고 조용히 잠들어 있으며 오직 죽음을 상징하는 편백나무만이 하늘을 거슬러 솟아오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장대하면서도 신비한 묵시록적인 판타지를 만들고 있다. 고흐의 심리적 상태가 잘 반영되었다고 보이는 이 작품은 병적 심리나 내면적 드라마의 표출이라는 면에서 20세기 표현주의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권기준 대구사이버대 미술치료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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