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속초나들이

구름뜰 2009. 9. 13. 22:24

 

 

요즘은 대소사라도 있어야 친척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가까이에 있으면 덜 하지만 동기간이라도 멀리 살면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런지라 대소사가 생기면 나는 은근 반갑다.

떡본김에 제사 지내는 기분이다.

속초큰집 조카의 장가덕분에 속초나들이를 다녀왔다.

 

젊음! 얼마나 좋은지...

신부도 아름다웠지만  그 친구들의  모습도 눈부셨다.

짝을 찾지 못한 아름다움은 짝을 찾은 그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훨씬더 매력적이며 풋풋하고 향기롭다.

벌과 나비가 반하지 않을 수 없는  빛과 향기를 지니고 있다. 

내 눈에 그렇게 보였다.

 

덩치가 커서 내가  평소에 "너는 내 이상형이야, 키만...."

하고 많이 놀려댔던 터라  더욱 정이가는 조카다.

  듬직하긴 했지만 풋풋한 맛이 있었는데. 

장가가는날 보니 완전 어른 다 됐다. 얼마나 의젓한지.. . 

 

 

결혼식이 12시 30분이라 새벽에 기상 준비, 구미에서  6시에 출발했다.

넉넉잡아 6시간 정도 생각하고 나선 길이었다.

 

아직 해뜨기 전,

붉은 신호등 덕분에  오랫만에 보는 여명의 빛! 한 컷 찍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게 보너스다.

서면 서는데로 가면 가는데로 그 속에 내가 누릴 것들은 곳곳에 존재한다.

맘껏 찾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산허리 곳곳에서 기지개켜듯 하늘로 오르는 운무로 아침기운도 정기도 맘껏 감상했다.

주마간산 격이지만 이런 장관은 쭉 훌터보는 재미가 더 좋은건 말할 필요도 없다. 

남편은 내가 등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런 걸 보고도 감탄한다고 했다.

그런지도 모른다. 등산을 즐기기란 쉽지가 않다.

그렇지만 이런 아침 산을 달리는 차 안에서 10여분 정도 계속 감상하는 것 또한

정상에서 보는 그것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었다.

 

산들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런 풍경은 자주 구경할 수 있는 풍경은 아니다. 

덕분에 카메라 셔터만 쉴새없이 부지런을 떨었다.  

 

 

 

 

백담사, 지날 때마다 들르고 싶은곳이다.  만해스님과 중광스님까지,

  전두환 전대통령 때문에 더 많이 알려진 곳이지만

한용운스님의 발자취라도 엿보고 싶은 곳인데.. 매번 마음만 먹고 못 들렀다.

 이번에도 갈 때는 등산화까지 챙겨들고 갔는데 역시나 못 들르고 왔다.  

 

 

인제 가다보면 가로수로 이 은사시 나무가  많은 곳이 있다.

국도를 다녀본 중에 가로수로는 매우 인상적인 도로다.

 바람이 아주 조금만 불어도 주변 나무들에 비해 심하게 떨리는 사시나무!

그래서 옛 어른들이 사시나무 떨듯 떤다고 했다는 말이 팍팍  공감 가는 나무다.

 

잎이 아주  얇다거나 가지가 수양버들처럼 유연해 보이진 않는데

그 떨림은 장난이 아니라서 늘 속초 갈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길이다.

 잎사귀 뒷면이 나무의 몸통처럼 은색인데

그래서 더 심하게 떨리는 것처럼 보이는지 모른다. 

하옇든 그 떨림은 한번만 보면 잊지 못할 만큼 인상적이다.  

 

 

미시령 입구쯤 가면 도로 우측산등성에 이런 바위 하나가 꽂혀 있다.

놀라운건 그 바위 위에 소나무도 몇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다.

 

 이 바위는 미시령 넘어 울산바위로 함께 가던 바위였는데 무슨 연유인지..

기억은 가물한데

뒤쳐져서 여기 머무르게 된 바위라는 설화를 들은적이 있다. 

까먹은 스토리지만 대충 줄거리가 뭐 그런..  

 미시령 넘어 울산바위를  보면 이 바위가 그들과 동족이라는걸 한눈에 알 수 있다.

절대로 이곳에 있어서는 안되는 그곳으로 가야할 바위라는 생각이 드는

하지만 이 바위는 이 곳에 있어서 더 많은 관심을 받는 지도 모른다. 

 

 

일찍 서두른 덕분에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카메라 셔터 너무 누른다고 툴툴대기도 했던  남편,

 그래도 미시령휴게소로 가야  제대로 사진 찍을 수 있다고 옛길로 접어 들었다.

 

 

의외로 미시령휴게소에는 차량들이 많았다.

주로 관광객들 이겠지만 겨울에 눈 올때 빼고는 이 길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시간은 터널을 지나는 것보다 넉넉잡아 5분에서 10분 정도 더 걸린다. 

터널사용료가 2800원에서 200원 올랐다.  커피한잔 하는 재미도 있다.

 그외 휴게소에는 강원도만의 주전부리도 있다.

 

 

 

이  전망이 미시령의 하이라이트다!

속초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속초는 인구가 8만정도 분지형이라 주변 산세들이 바람을 막아 준다고 한다. 

그래서  겨울에  생각만큼 춥지 않다고 

하지만  여기 미시령 바람은 장난 아니었다.

 

 

 

 

울산바위다.옛길로 돌아나오는 바람에 울산바위를 다양한 방향에서 구경 할 수 있었다.

터널로 지나오면 이렇게 까지 다양하게는 볼 수 없고 멀리서 정면만 볼 수 있다.

 

 

 조카가 예전부터 이곳 웨딩홀이 좋다고 자랑하더만 녀석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부러운 건 이렇게 자기 주장이나 뜻을 관철시키는 추진력이다.

 

 

 

 

 

 식사를 양껏 했건만,,  모처럼 모인 가족들 인지라 장수항인가 이곳에서 뒷풀이 시간을 가졌다.

서울등 각지에서 모여 든 자리라 더욱 반가운 시간, 즐거운 시간이었다. 

 

 

 

 

한화리조트 내 호수공원 산책로다.

  산책로가 인공적이긴 하지만 제법 잘 꾸며져 있었다. 

밤길이 어두워서 후레쉬를 터트려 찍었다.

 

 

  산책로는 제법 길었다.  동네 한바퀴 도는 것 만큼 길다고 할까.

 늦은밤에 마실 나가듯 둘이서 한 바퀴 돌았다.

 

 밤하늘에 별 하나가 유독 빛나고 있었다. 북극성인지..  

 

 

호수공원을 한바퀴 돌다가 노래소리에 이끌려 간 곳이다.

'산아래 호수위'라는 라이브카페인데 유창한 발음으로 우리가요을 잘 부르는 이 여 가수는

동남아쪽인 것 같은데  구성진 음색이 좋았다.

우리말을 소화해 내야 나올수 있는 발음이었다.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

 음악소리에  끌려서 들른 라이브카페에서 오늘 장가간 조카의 외삼촌인 사돈을 만났다. 

그 많은 사람중에 어떻게 눈에 띄었는지 아는 이니까 눈에 띈 것이겠지만...

만날 때마다 상가집에서 만나는 경우가 더 많았던 사돈이었다.

지난번부터 함께 할 자리를 만들려 했던 터라 더 반가운 자리였다.

생맥에 취하고 노래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이었다.

 

 

새벽 1시가 넘어 숙소에 들었다. 

하루종일 강행군 이었는데도  잠은 오지 않고.. 

달도 없는 밤에 호수공원 가로등만 호수를 지키는,,, 그런 밤이었다. 

 늦은 시간이라  불꺼진 숙소가 많았다.

 

 

 

 

 일어나보니 어젯밤 산책한 호수공원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인공호 같다.

어둔밤 산책코스도 좋았지만 아침에 보니 또 그나름  또 한바퀴 돌고 싶은 곳이었다. 

 

 

 

 오른쪽 전경으로 울산바위가 한 눈에 들어왔다.

 

 

렌즈를 최고로 당긴 것이다.

 

 

요사진의 골이 가작 낮은(우측)저 쪽이 미시령 고갯길이다.

잘 보이진 않지만 구름이 잔뜩 걸려 있었다.

 

왼족으로 골프장, 워터피아, 놀이공원, 온천 등 주변에 위락시설이 많았다.

간밤에 라이브카페에서  노래방까지 사돈과 그 사돈의 이종사촌들까지

추억만들기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여행지라는 곳이어서 가능한

일상탈출같은 여유 였는지도 모른다. 

 

대소사에서 마주칠 때마다 상가집인지라 지난번 만남에서

다음에  상가집 말고 잔치집에서 만나면 꼭 한잔하자고 했던 말이 씨가 되었다. 

어젯밤은 사돈간에 좋은 추억만들기를 했다.

 

 

이번 여행길에도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못 돌았다.

비선대랑 짧게라도 관광코스를 계획해 놓고선... 자주 온다는 이유로,  큰집이 있다는 이유로 

느긋이 움직이다가, 돌아올 길 장거리 생각해 출발하다 보면 매번 설악관광은 놓친다.

다음엔 꼭 그러지 말자 하긴 했지만 다음에도 또 이럴지 모른다. 

 

거의 습관적으로 눌러 앉아 노는 걸 좋아하는 나이든 일행들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는 그래도 둘만의 탈출시도까지는 성공 했는데

그 반가운 사돈과의 우연한 맘남이  복병이었다..ㅎㅎ

 

 

 

 

휴게소 들르면 꼭 먹어야 할 것 같은 주전부리..

역시 휴게소의 백미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따뜻함이 있고 

그것을 서로가 느끼고 나눌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다.  

살아가면서..

따뜻한 마음이 그립거나 반가운 대소사가 있다면 여행떠나듯 기분 좋게 떠날 일이다. 

 

 

 그리고..  휴게소에 들르면 이런 주전부리 참 반갑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어도 맛있다. 

따뜻하고 차가운것,, 

아니다 아이스크림은 달콤함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