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다녀오느라 이틀 집을 비웠다.
출발하기 전날 화초에 물도 듬뿍 주고 미리 단도리를 좀 한다고 하고 가긴 했는데
왁플레티는 사실 요 며칠동안 밥은 줬어도 나름 바빠서 제대로 눈길을 주지는 못했다.
1박 2일만에 집으로 딱 들어서면서 그제야 생각난 왁플!
맙소사.. 나는 이틀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
배고팠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들여다 봤더니..
와우.. 왁플이 해산을 했다. 치어들이 어림잡아 20여 마리나 된다.
언제 분만을 한건지.. 몇 마리 먹힌 건 아닌지..
지난달 12일에 낳은 것도 25마리 정도 되는데 식구가 엄청 불어났다.
이러다간 100마리 채우는 건 시간 문제일 것 같다.
어느 녀석이 낳은 건지도 모르겠고
5마리 중에 암놈이 3마리인지 2마리 인지도 모르겠다.
한달전에 태어난 치어들은 이렇게 컸다.
처음엔 투명한 빛이더니 갈수록 붉은 빛이 돈다.
이젠 1 센티도 넘게 커서 어미들이랑 함게 넣어주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어미 왁플을 따로 분리시켜 놓았다.
항아리속 치어들이 눈에 잘 띄지 않아 큰 녀석들을 다른 곳으로 옮긴 것이다.
금방 낳은 치어가 사는 항아리와 한 달 쯤 된 녀석들이 사는 항아리
그리고 어른 왁플 5마리까지 세곳으로 나누어서 분리해 두었다.
이제는 치어까지 합하면 어림잡아 50마리가 넘을 것 같다.
조금 더 키워서 분양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우리집에서 제일 까다로운 화초! 하트폰!... 역시나..
내가 언젠가 집 비울래도 요 녀석이 더 신경쓰인다고 했던 것 처럼,
어찌 이리 내 예감이 적중한건지.. 다른 녀석들 다 괜찮은데
이녀석만 나 없다고 애가타서 이렇게 다 죽어 가고 있는 모양이라니.. 어쩔까나 이 강한 집착을.. ㅎㅎ.
왁플보다 훨씬 까타로운건 분명한 화초다. 고사직전 이었다.
물을 뜸뿍 주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렇게 살아났다.
내 사랑이 그리 간절 했던건지. ㅎㅎ 녀석 금방 생기가 돈다..
갈증이 얼마나 심했는지 모르지만 조금만 참아주고 기다려 주어도 되련만,,, ㅎㅎ
요 왼쪽의 잎사귀 몇개는 결국 고사한것 같다.
내일까지 지켜보고 잘라내야 할 것 같다.
생각이라도 났으면 아들녀석한데 물 좀 주라고 했을텐데 ..
내가 깜빡 잊고 있었으니 이 지경이다.
해산한 왁플과 고사직전의 하트폰..
아마도 내가 사흘정도 까 먹고 있었다면
치어들은 다 잡아 먹혔을테고 이 하트폰은 모두 고사했을 것이다.
나 혼자만 즐기고 나 혼자만 좋아한 탓이다.
책임도 사랑도 나누어야 했는데. 욕심내지 말고 함께 나눌 일인데..
평소에 아이한데 엄마가 없을 때는 화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걸 가르쳐 주었어야 했는데
이도 저도 준비 못한 내 탓인게다.
,
'사람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사랑 내곁에 - 박진표감독 (0) | 2009.09.24 |
---|---|
가을 들녘 (0) | 2009.09.23 |
오래된 친구 (0) | 2009.09.08 |
구월 새아침 입니다 (0) | 2009.09.01 |
아침 인사! (0) | 2009.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