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기

하악하악 - 정태련이 그리고 이외수가 쓰다

구름뜰 2009. 10. 14. 13:07

  

 

 

 

이 책은 작년 시월에 초판 발행된 책이다.

나오자 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서점에 들렀다가 1위라는 것 때문에 아무생각없이 사게된,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그때 느낌 만큼 좋은, 역시이외수 선생님 글이다 싶은...

가끔 생각에 진전이 없거나 답답할 때 아무페이지나 들춰봐도 금방 기분전환이 된다.

언제 어느때나다!

 

작가가 어렵게 뽑아냈을 사색의 편린들, 촌철살인의 글들을 보면 그저 고맙다. 

그림과 함께 격언처럼 짧은 단상들로  1번부터 260번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다.

정태련화가의 한국의 민물고기 세밀화가 삽화로 들어가 있어 볼거리도 더해 준다.

개인적으로  이 책 감상평을 올리고 싶었지만 선생이 워낙 개성이 강한 분인데다가

웹서핑을 통해서 내 블로그에 혹여라도 들어온다면 무어라고 하실지 

뒤꼭지가 간지러울 일 같아서 올리고 싶었지만 참아온 책이다.

 

  책내용중에 블로그에 글올리는 것에 대한   견해가 있는데

사랑해서 좋아서 올리는 건 용서하지만

 악플이나 출처 저자를 밝히지 않은 짜깁기 또는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접근,, 등등에 대한

 따끔한 일갈이 있어서 올리고는 싶었지만 눈치만 봐온 셈이다.

 

며칠전 대학생들이 존중하는 인물로 한비야,  안철수, 노무현이라는 내용과 함께 

문인부분에는 이외수라는 기사를 읽었다.

 젊은이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가 되셨으니 내 블로그 손님들께

이정도 글은 올려도 될거라는 내 나름의 생각만으로 올려본다..

 

좋은건 나누고  함께 하고 싶은 인지상정을 이해해주리라 믿으면서

 내 의견은 배제하고 ( 깜냥이 못 됨을 절감하며.. )선생의 글들만 올려본다.

 블로그에 들르는 선생님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해서..

 

 

 

독특한 상상력, 기발한 언어유희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 이외수.

특유의 괴벽으로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으로 명명되며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 온 예술가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바로 예술의 힘임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1946년 경남 함양군에서 태어났고 춘천교대 자퇴 후  홀로 문학의 길을 걸어왔다.

문학과 독자의 힘을 믿는 그에게서 탄생된 소설, 시, 우화, 에세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열광적인

 '외수 마니아'들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는 현재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에 칩거,

오늘도 원고지 고랑마다 감성의 씨앗을 파종하기 위해 불면의 밤을 지내고 있다.

 

 

선생에 대한 간단한 소개글인데 선생을 가장 잘 표현한 글같다.

원고지 고랑마다 감성의 씨앗을 파종하기 위해 불면의 밤을 지새우는 작가가 있기에

오늘 우리는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워해야할 일인지.

그저 넙죽 받아 먹을 수 있는 복을 주시니 황송할 뿐이다.

이하 사설은 생략하겠습니다. 즐감하시길..

 

 

잠은 깊을수록 좋고 꿈은 야할 수록 좋다 외로울

때는 하악하악 오늘도 날이 새면 기쁜 일만 그대에게

 

 

 

1. 해는 왜 아침마다 빙그레 웃으면서 떠오르는 것일까.

 

22.   진실하면 모두가 詩 입니다. 깍두기의 팔뚝에 '차카게 살자'라고 새겨진 문신.

비록 맞춤법은 틀렸지만 새길 때의 그 숙연한 마음을 생각하면 깍두기도 그 순간은 시인입니다.

 

24. 그리움은 과거라는 시간의 나무에서 흩날리는 낙엽이고

기다림은 미래라는 시간의 나무에서 흔들리는 꽃잎이다.

멀어질수록 선명한 아픔으로 새겨지는 젊은 날의 문신들.

 

25. 지성을 초월한 대화

 모기가 스님에게 물었다. 파리가 가까이 가면 손을 휘저어 쫒으시면서

우리가 가까이 가면 부조건 때려 죽이시는 이유가 뭡니까.

스님이 대답했다. 얌마, 파리는 죽어라 하고 비는 시늉이라도 하잖아.

모기가 다시 스님에게 물었다. 그래도 불자가 어찌 살생을 한단 말입니까.

그러자 스님이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쨔샤, 남의 피 빨아 먹는 놈 죽이는 건 살생이 아니라 천도야. 철썩!

 

27. 문은 들어가기 위해서 만들어 졌나요. 아니면 나가기 위해서 만들어 졌나요

세상에는 간혹 이 따위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문은 드나들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그런데도 전자가 옳다느니 후자가 옳다느니 말다툼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코는 숨을 들이쉴 때 쓰는 거니, 아니면 내쉴 때 쓰는 거니.

 

 

31. 마음이 좁쌀만 한 인간이 하나님을 믿으면 하나님의 크기도 좁쌀만하고

마음이 태산만 한 인간이 하나님을 믿으면 하나님의 크기도 태산만하다.

마음의 크기가 좁쌀만 한 인간은 영혼이 좁쌀 속에 갖혀서 자신의 모습조차 보지 못하고,

마음의 크기가 태산만 한 인간은 영혼이 태산 위에 올라 천하만물을 두루 살피니,

지금 그대 영혼이 어디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한번 말해 보시라.

 

34. 그대 신분이 낮음을 한탄치 말라. 이 세상 모든 실개천들이 끊임없이

낮은 곳으로 흐르지 않았다면 어찌 저토록 넓고 깊은 바다가 되어 만생명을 품안에 거둘 수가 있으랴.

 

43.  이외수가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라는 산문집을 내자

평소 이외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사내 하나가 자기 블로그에 비난의 글을 올렸다.

자기가 여자도 아니면서 여자에 대해 잘 아는 척 책까지 묶어내는 걸보면

이외수는 분명한 사이비라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읽어본 이외수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파브르는 곤충이라서 곤충기를 썼냐?

 

44. 자존심에 대못 박기

 제자-책을 읽지 않는다고 왜 부끄러워해야 합니까.

격외옹- 자존심이 상한다면 굳이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인간을 제외한 이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부끄러워하지는 않으니까.

 

45.  고양이에게 생선을 지키라는 소임을 맡긴 다음 볼일을 보고 돌아왔더니,

고양이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뼈들만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목격자들의 말에 의하면 고양이가 한눈을 파는 사이 갑자기 생선이 고양이에게 달려들어

고양이의 살점을 모조리 뜯어 먹어버렸다는 것이다. 흠좀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수시로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오게 만드는 일들이 벌어진다.

1장 털썩 - 부분에 실린 글들

 

 

55. 그대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조금만 시간이 흘러도 망각의 늪 속으로 사라져버릴 사람이 있고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기억의 강기슭에 남아 있을 사람이 있다.

혹시 그대는 지금 망각의 늪 속으로 사라질 사람을 환대하고

기억의 강기슭에 남아 있을 사람을 천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때로는 하찮은 욕망이 그대를 눈멀게 하여 하찮은 사람과 소중한 사람을

제대로 구분치 못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나니. 훗날 깨달아 통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60.  꽃이 피었을 때는 꽃을 즐길 줄 알고 열매가 열렸을 때는 열매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어떤 인간들은 꽃이 피었을 때는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고

 知랄을 하고 열매가 열렸을 때는꽃이 피지 않았다고 知랄을 한다.

그래서 知랄을 할 때마다 써먹으라고 '철모르는 놈'이라는 말이 생겼다.

 

68. 아무나 죽어서 꽃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살아서 가슴 안에 한 송이 꽃이라도 피운 적이 있는 사람이 죽어서 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69. 사랑의 절대법칙 사랑한다는 말 뒤에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영원히'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76. 다소 쪽팔리는 일이기는 하지만, 내 홈페이지 작가 약력에는

시골 초등하고 분교에서 고용인 노릇을 했던 경력이 명기되어 있다.

열등한 내 젊은 날의 중심부, 절망 속에 당도한 막다른 골목,

지나간 시절을 회상할 때마다 흉터처럼 선명한 기억으로 떠올라 가슴을 아리게 만들더니.

요즘은 유명인들의 학력위조 사건을 배경으로, 내 어깨 위에서 박사학위보다

몇 배나 거룩한 자부심으로 나름대로 광채를 발하고 있다. 이럴 때도 있구나. 민망하게시리.

 

82. 독자들은 이따금 내게 직장을 가져본 경험이 있느냐고 물어본다.

물론 나도 몇 번 직장을 가져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나는 대부분의 직장을 견딜 만했는데 직장들이 언제나 나를 견디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다.

나는 직장이라는 놈이 나를 견디지 못하는 양상을 보일 때마다

과감하게 그놈을 내 인생에서 잘라내버리곤 했다.

 

83.  전세계 범죄자들이 공통점은 '당하는 사람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입니다.

그래서 이기적인 성정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비극과 위험까지를

공동으로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2장 쩐다 - 부분에 실린 글

 

 

 

112. 악플을 작성한 다음 엔터를 치면

 '당신의 두개골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개념을 충분히 주입한 다음 자판을 두드리십시오'라는

메세지가 돌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라. 그대는 틀림없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115.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127. 직장도 잘렸는데 열심히 글이나 써서 소설가나 되어볼까.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장도 잘렸는데 열심히 공이나 차서 국가대표나 되어볼까. 라는 생각과 무엇이 다르랴.

문학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아놔, 소설가나 국가대표를 운전면허 따내는 일처럼 쉽게 생각하지 마세효.

 

128. 지대 공감 자작속담.

악플 끝에 살인나고 친플 끝에 정부난다.

 

129. 오석같이 경도가 높은 낱말이 있는가 하면,  찰떡같이 점성이 높은 낱말도 있다.

저 혼자 반짝거리는 낱말도 있고 저혼자 바스러지는 낱말도 있다.

언어의 맛을 볼 줄 모르면 언어의 맛을 낼 줄도 모른다.

건성으로 읽지 말고 음미해서 읽으라. 분석 따윈 집어치우고 감상에 열중하라.

 

135. 가지고 싶은 건 한없이 많은데 주고 싶은 건 하나도 없는 사람을 가까이 하지 말라.

끝없이 먹기는 하는데 절대로 배설은 하지 않은 습성 때문에

뱃속에 똥만 가득 들어차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으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137. 외롭지 시리즈

한적한 산길을 걷다가 날개가 기막히게 아름다운 나비를 발견하고 탄성을 지렀는데.

곁에 있던 친구놈이 시큰둥한 목소리로

"너는 돈 안 되는 일에만 관심을 기울이는구나." 하고 씨부리면 지독하게 외롭지 말입니다.

 

 

154 .악플- 자신이 천박하면서도 단세포적인 두뇌를 가졌다는 사실을

발악적으로 과시함으로써 치떨리는 소외감과 패배감을

졸렬한 우월감과 정의감으로 환치기키고 싶어하는 인터넷 찌질이들의 유독성 토사물.

 

158. 과학자들의 이론에 의하면 어떤 사실을 알고 난 다음에는

어떤 방법으로도 알기 이전의 상태로 복원할 수 없다.

그 이론을 사람과의 만남에 적용시키면 어떤 사람을 알고 난 다음에는

알기 이전의 상태로 되올릴 수 없다는 결론을 유추해 낼 수 있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 따위로는 완전무결하게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인연은 소중하다. 비록 사이버 공간에서의 만남이라도 가급적이면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질할 수 있도록 서로를 배려하자 하악하악

 

159. 물질에 천착하는 인간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보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중시하는 성향이 있지만 ,

알고 보면 눈에 보이지 않은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것들을 지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 한 가지만 알아도 성품이 달라지고 인생이 달라진다.

이 말 속에 인생역전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3장 대략난감- 부분에 실린 글들

 

 

180. 마음에 들지 않는 인간을 만나면

 그래, 산에는 소나무만 살지는 않으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위안을 삼는다.

 

193. 여자는 결혼을 하고 타인의 이목에 신경을 쓰지 않는 습관이 생기면서

순식간에 아줌마로 전락해 버린다. 아줌마는 매사에 용감한 행동을 일삼기는 하지만

목적이 어떠하든 거룩해 보이지는 않는다.

아줌마가 되지 않으려면 이기적인 행동이 여자의 아름다움을

가장 빨리 훼손시킨다는 사실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197. 다양성에 대한 명상

다양성을 빙자해서 정당치 못한 주장까지 인정받아야 마땅하다고 억지를 부리지 말라.

그대가 다양성 안에 내포된다면 그대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다양성 안에 내포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라.

삼백 년 한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저 고목나무는

오늘도 침묵으로 삼백 가지 목숨을 키우고 있다.

4장 캐안습 - 부분에 실린 글들

 

 

218. 어떤 분이 인간극장 프로에서 우리 집 개가 묶여 있는 장면을 보고

어떤 인터넷 게시판에 개를 풀어주라는 글을 올렸다. 동물을 사랑하시는 분 같다.

하지만 그분은 우리 집 주변에 밀렵꾼들이 설치한 덫이 많다는 사실은 보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 밖에 자기 시각으로만 어떤 상태를 단정하고 불만을 토로하신 분들이 있었는데 하악하악..

해는 반드시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지는 않는다고 말씀드리면 납득하실까.

오늘도 먼 산머리 조각구름은 거처가 없다.

 

219. 살아남는 비결 따위는 없어. 하악하악. 초지일관 한 가지 일에만 전심전력을 기울이면서 조낸 버티는 거야. 하악하악. 그러니까 버틴다는 말과 추월한다는 말은 이음동의어야.

 

227. 식인종이 야동을 보면서 말했다.

저놈들은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다니까.

 

 

231. 작업의 재구성

플라스틱 가화는 아름다운 자태를 가지고 있으나 벌 나비를 불러들이지 못한다.

향기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남들에 비해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데

도무지 이성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분들은 자신이 어떤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라.

인간의 진정한 향기는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유를 하면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253. 하루 일곱 갑 피우던 담배 두갑으로 줄였다. 이만하면 괜찮은 의지력이라고 자뻑하고 있다.

이제 야동만 줄이면 된다. 하악하악.

 

260. 아, 생명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하악하악..

5장 즐! - 부분에 실린 글들

 

즐감 하셨나요?

마지막 260번 내용과  1번 내용을 보면  살아 있음이 얼마나 축복인지를 알게 됩니다.

선생도 그것을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답니다.

'살아있음'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행복이니까요..

 

 해는 왜 아침마다 빙그레 웃으면서 떠오르는 것일까.

아, 생명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하악하악.

 

 

 

 이 붕어는 지난 토요일 버섯축제에 갔다가 우연히 눈에띈 도자기다.

다른도자기도 몇 점 있었는데 다들 화병종류였고

이녀석만 그자리에 어울리지 않은 생김새로 끼어 있었다.

 

좌탁위에 올려 놓고 이놈을 무엇에 쓸까 고민했다.

과일을 꽂아도 될것 같고, 음식을 만들어 꼬치 종류같은것을  꽂아보아도 재밌을 것 같다.

우선은 책 보다가 화장실에 갈 때나 전화를 받을때

보던 책을 엎어 놓던 것을 이녀석을 올려 두니 훨씬 운치있다.

볼일보고 책 위에 올라 와 있는 녀석을 보는 재미도 있다.

 

뱃속은 비어 있어 주둥이쪽으로 물을 넣으면 영락없는 수반이다.

야외나들이 갈 때 들고 가서 들꽃을 꺽어 꽂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아니면 집에서 꽂아 보는 것도 이렇게 별미다.

 

도공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고,

 '파장'이니 만원만 내고 가져가라며 공으로 주듯 떠넘기기에 얼떨결에 산 것이다.

. 

 자꾸 손이 가는걸 보면, 축제장터에서도 다른 도자기 제쳐놓고

이것에 먼저 손이간 나를 보고 주인이 임자라고 맡긴게 아닐까 하는생각이 든다.

손이 먼저 간것도 인연일게다.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