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참붕어찜

구름뜰 2009. 11. 8. 21:09

경산에 볼일보러 갔던 남동생이 저수지 물빼는 것을 우연히 목격,

구해온 참붕어가 오늘저녁 우리집 주인공이다.

자형이 생선 좋아한다고 대구에서 구미까지 공수해준 귀한 붕어다. 

실물로 보는 건 처음인데 10원짜리 새 동전만한 비늘로 덮여 있어서 

딱닥한 물고기라는 느낌이 먼저들었다.

 

 

 

참붕어찜은 처음인데 생선조림하듯이 해달라고 해서 시도해 보았다.

부엌일엔 젬병인 남편이 서툰 칼질로 비늘을 벗겨내고

어느새 머리까지 싹뚝 잘라놓았다.

어두육미라고 머리는 자르지 않아도 될 것 같았는데 언제 그랬는지 재바르다. 

 

 

 

비늘벗긴 붕어를 뒤집어가며 사정없이 칼집을 넣는일은 내가 했다.

붕어살이 얼마나 탄탄하고 몸이 두꺼운지..

 

한참 둘이 부엌에서 용쓰고 있는데  큰애기 전화가 왔다.

 "엄마 뭐해요?"

 "참붕어 조림 준비하고 있어"

 "그거 몸에 엄청 좋은거 같은데, 아들먹을 것도 좀 남겨 놓으세요."

 "한마리 뿐이라서 안돼."

 "아들 주긴 아깝고 아빠만 주고 싶다는 거지요?"

"......," 나원참, ㅎㅎ

 

하옇튼 남자들이란 나이와 상관없이 몸에 좋은것이라면

맛을 떠나 무조건 좋아하는 것 같다. ㅎㅎ

 

 

 

  

양념장은 기본적인 갖은 양념이면 되겠다.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대마 다진것, 풋고추 청양으로 다져넣고, 그리고 매실즙과

생선조림용 양념장이 있다면  제일 편리하다. 

 

국물이 조금 있는 조림을 좋아해서 넉넉히 잡았다.

육수는 다시마나 멸치를 넣어서 만들어도 좋다.

육수에 무우와 고추장 고춧가루 약간 풀어서 애벌 끓인다.

생선두께 때문에 무가 살짝 한소끔 올랐을 때 참붕어를 넣고 양념장을 끼얹는다.

 

 

양념을 끼얹어서 또 애벌끓인 뒤 생선이 어느정도 익어서 살이 벌어질 

정도 되었을때 마지막으로 대파랑 양파 썰어놓은 것을 넣어주고

뚜껑닫고 함번더 끓여준다. 마지막인 셈이다. .

 

 

 

 아줌마의 힘은 놀랍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

 

나는 잘 먹지도 못하는

음식도 잘 만든다..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

본 음식들을 생각해보면 아가씨적에는 상상도

못했던 음식들이 많다.

 

가족이 좋아하면 

 기꺼이가 되는 나는

아줌마다. ㅎㅎ

 

 

 

그사람의 식성을 알고,

그가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그 사람 생각을 한다는건  

상대에 대한 관심과 사랑아니면  쉽지 않다.

.

 

맛있는 걸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그가 먹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는 건

아무 생각없이 먹는  음식과는 다르다. 마음으로 먼저 먹는 그런 음식들..

 

좋은걸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사랑이라는 어느 싯구처럼,

그런 마음들은  먹기전에 마음으로 먼저 그를 만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음식은 먹고나서도 여운이 남는 음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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