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은 설렌다. 약속장소가 초행길이면 더욱 그렇다.
낯선곳의 낯섦도 그 사람을 만나고 나면 금방 무색해진다.
사람과 사람이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얼굴을 마주보면 자꾸 웃음이 나고. 마주 잡은 두손을 놓고 싶지 않다면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강산이 두번 변하고도 삼사년은 족히 지난 세월이 흘렀건만,
어제는 하늘이 점지해준 날인지. 그리운 사람,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났다.
얼굴만 보지 못했을뿐 공감하고 소통해오던 터라 그저께 만나고 헤어진 것 같은 만남이었다.
그러고 보면 자주 보는 것보다 서로를 소통하는 것, 너를 느끼고 나를 느끼며 짐작하는 일이란
얼굴을 마주하는 만남보다 더 깊은 만남이 된다는 걸 어제 또 한 번 느꼈다.
만나지 않아도 늘 만나고 있었던 것 같은 사람,,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언제나 한결같은 사람..
그런 사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분명 복된 사람이다.
어떻게 지냈는지 다 묻지 못하고 다 이야기 하지 못해도.
아니 어찌 살았더라도 당신이어서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고,
이해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건 얼마나 복인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복,
이성이 아니라 동성이어서 더 맘껏 누릴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이런 만남이란, 또 얼마나 살맛나는 일인지.
그 맛이 얼마나 인생을 윤기있고 행복하게 하는지..
지나온 세월을
감내하고 끌어안기도 삼켜버리기도 했던 시간들 덕분일까.살다보니 이렇게 보너스 같은 날들도 있다.
일곱빛깔 무지개가 이보다 더 고울까.
이 정갈한 음식을 준비한 손길때문에 나는 이 음식을 눈으로만 먹고 싶엇다.
수수부꾸미까지 주인장이 나만을 위해 내준 이 음식을 나는 쉽게 먹지를 못했다.
아낀건 아닌데.. 먹는것보다 보는게 더 좋았다. ㅎㅎ
차 한잔 맛보이고 싶어서,, . 챙겨온 이 정겨운 다구들을 어쩔까..
언니 닮아 가지런히 모셔진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주인닮아 정겨운 모습이어라.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주고, 그 덕분에 내가 힘든 시간을 보낼때도 잘 지낼수 있었던,
무언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수 있도록 원동력이 되어주었던 사람.
언제나 지켜봐주고 있을 것 같고, 언제든 내가 필요해서 부르거나 달려가면 기꺼이 맞아 줄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건 살아가는 데 얼마나 큰 힘과 용기가 되는지..
아마도 정작 당신은 모르실 것이다.
말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마음들을 말차 한잔에다 담아 내신듯..
차한잔 받아들고 한참을 사람에 취해 보는 시간이었다.
정을 마시는 일이 이런 기분이 아닐까. 마음가득 아름다운 색향미가 함께 번졌다.
좋은 인연 만나거든 즐기라고..
이 차를 준비한 손길과 정성이 오래도록 남을 여운이 된다.
차를 준비해온 언니와 이 음식을 준비한 언니의 지인께도 감사의 마음이
사진을 보노라니 다시 되새겨진다.
고마운마음 이사진으로 대신 남겨둡니다.ㅎㅎ
복도 많지요!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언제든 연결 가능한 네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에게 가고 싶다'라고 목적지를 입력하면 G라는 골인지점을 향한 시간은 30분, 10분, 3분, 2분
점점더 다가오고 빨대에 남은 마지막 음료를 빨아들이는 것처럼
쭈욱 줄어드는 거리를 볼라치면 마음이 먼저 설렙니다..
이쯤되면 차만 달려가는 게 아닙니다.
마음은 당신계신 곳을 입력하면서부터 날아갈 지경입니다.
만나는 사람이 그리운 사람이고, 그곳이 초행길이면 더욱 설렙니다..
나이와는 상관 없는 주책입니다..
이런 차분함과는 거리가 먼 감성때문에 나잇값 못해서 걱정이라 했더니,
그랬지요.. "사람좋은건 어쩔수 없다고.. 네 본성이라고.. ".
ㅎㅎ 아마도 평생안고 갈 지병이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
좋은건 좋은거라 어쩔수가 없는게지요.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 있는 이곳 '디미방'에서 어제 지인언니를 만났다.
원래 '디미방(知味房')'이란 조선시대 장계향이라는 여성이 한글로 쓴 동양최초의 요리서
'음식디미방' 책 명이다.
350년 전 한문에도 능했던 부인이 한글로 쓴 것은 후대의 여성들에게 많이 쉽게 알려주고자 하는 뜻이었고,
당부하기를 "눈이 어두워 간신히 썼으니 가지고 가지말고 베켜서 음식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남겼다고 한다.
신사임당 다음으로 시대를 앞서 살고 깨친 여성으로 현대에 들어 더욱 세간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영양사람으로 지금 경북 영양에 '음식디미방'이 있어 책속에 남겨진 조리법을 응용한 다양한 식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기록물의 위력은 실로 놀랍지 않을수 없다. 지금 원서는 경북대학교 도서관에 소장중이라고 한다.
음식의 요리법 부터 보관방법 궁중음식까지 특히 술등,, 두루 능통하셨던 부인의 책을 보진 못했지만,
어제 '디미방'에서 맛본 이런 정갈한 음식을 보면서 '디미방'이라는 상호가 훨씬 친숙하게 와 닿았고
잘 어울리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장이 그랬다.
"할 수록 본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느끼게 된다고.. 언제나 내가 준비하는 만큼 이더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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