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스키장 나들이

구름뜰 2010. 1. 3. 12:27

 

 

새해 첫날 수안보 사조리조트 스키장으로 겨울나들이를 갔었다. 연휴 첫날이라 차도 사람도 인산인해였다.

엄청 추웠고 프트 행열은 코스마다 2-30분 정도는 족히 기다려야 했다. 

노는 것도 체력임을 실감했다. 해질 무렵에는 영하 6도까지 내려갔고,

코끝이 얼얼,  발가락은꽁꽁,, 다시 오고 싶지 않을만큼 강추위를 체험했다.  .

냉장고 냉기를 맞는 것 같이 얼얼함,,머리도 띵해지는.. 

호흡을 릴랙스하게 해야할만큼 찬 공기에 진저리를 쳤지만 그래도 재밌는 시간이기도 했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심야시간까지  타는걸 보면서 역시 젊음을 찬양해 줄 수 밖에 없었다. 

심야 설원 풍경은 낮동안의 그것과는 완전 달랐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밤풍경..

작 12시가 넘으니까 날씨도 훨씬 푸근해졌다.  

 

 

수안보면에는 루미나리에가 예쁜 밤길을 수놓고 있었다.

아이들만 심야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오붓하게 보냈다.

밤문화를 즐기던 예전 과는 달라진 의욕에서도 역시나 나이를 실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숙소에서 내려다 본 호텔 주차장 풍경이다.

숙소 예약을 크리스마스때쯤 했는데도 온돌방 하나만 남아 있어 당근 우리 가족만 계획했었다. 

떠나기 전날 숙소 없어도 무작정 동행하겠다는 러브콜을 보낸 이웃이 있어 함께했다.

마침 방이 있었고 우리끼리 보다 동행하면 더  즐거워지는 이웃이 있다는 것도 복이다.

두집 다 사내아이들 뿐이라 저들끼리 놀고 우리는 우리끼리 각각 알아서 잘 놀았다.  

 

충청도와 경상도는 기온차를 다시 실감했다.

소복히 내려 앉은 눈 덕분에.. 아침식사를 하고 산책을 했다.

눈 풍경을 많이 담지는 못했지만  자주 볼 수 없는 풍경이라 반가웠다.

 

`떠나지 못한 분들은 겨울진풍경 감상하세요.. 제가 다리품좀 팔았답니다.`

 

 

 

 

 

 

개울물이 얼어가고 있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산책길이다.

뽀드득 소리가 날만큼은 아니지만 깨끗한 길 보기만 하고  밟을수 없어 옆길로 다녔다.

 

 

 

엉겅퀴 같기도 한 앙상한 뼈대만 남은 야생화 시든 꽃잎위에도 눈이 내려 앉았다.

골고루 어디에나 공평하게 내려 앉는 눈을  보면서..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소나무, 대나무의 정수는 이런 겨울날, 눈내린 풍경에서 더욱 위용이 돋보였다. 

 

 

작은 아이가 눈이 소복히 쌓인 본넷위에다 이렇게 예쁜 그림을 그렸다.  

나는 저걸 어떻게 치우나 그런 생각만 했는데...  

제 사인이라며  흔적을 남겼다.

이런 멋진 사인이 돋보일 수 있도록 잘 성장해야 할텐데.. !

 

 

 

발가락 사이가 엄청 벌어진 것이 꼭 제 발가락 모양을 닮았다.ㅎㅎ

 

 

주차장 뒤편 겨울나목이다.

실핏줄처럼 드러난 작은 가지 가지 들이 시린 겨울바람에 애처러운듯도 하지만

저 의연함은 이 맘때가 아니면 잘 드러나지도  않은 아름다운 모습이다.

 

겨울여행을 추위때문에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에만 있으면 떠나고 싶고, 떠나면 또  집 생각나고.

내가 사는 도시를 이정표로만  보아도  집에 다 온것 같이 반갑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떠나보면 알게되는 것들,, 내가 머무르고 있는 곳의 소중함...

 

여행은 떠나지 않으면 느껴보지 못하는 것들을 체험하는 일같다.

스키장도 그렇고 나이만 자꾸 실감하게 되는 일앞에서는 '애자라 통재'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일상탈출은 나이와는 상관없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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