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떡볶이

구름뜰 2010. 8. 15. 12:10

 

 

떡볶이만 보면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중 2때 시골에서 대구로 전학갔을 때 만난 짝궁인데 떡볶이나 만두는 그녀를 통해서

처음 접해보는 식문화였다. 그 친구는 학교앞에 즐비한 분식점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친구였다.

나는 음식을 돈을 주고 사먹는 것에 익숙지 않았던 촌뜨기 였던터라 교내에 매점이 있고

라면이나 도너츠등을 사먹는 것도 다 신기하게만 보였던 시절이었다. 

아이들은 종만 치면 매점으로 달리기하듯 몰려 들었는데 시골중학교에서는 없는 풍경이었다.

 

음식말고도 낯설었던 것들 정서적으로 다른 것들도 많았다.

친구네 집이 학교와 가까워 하교길에 몇 번 놀러간 적이 있는데.

처음 가게되었을 때 눈에 박힌 친구의 행동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은다.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친구는 학교에서는 보이지 않던 거친 행동으로 돌변했는데 

우리집에는 없는 초인종을 멀쩡히 놔두고 대문을 발로차며 "향순아, 향순아"라고 고함을 질렀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잠시 후 그 '향순이'가 문을 열어 주었을 때였다.

 

우리보다 나이는 서너살 쯤 많아 보였고 키도 훨씬 컸다. . 

나는 놀랐지만 내색은 하지 않은 채  언니뻘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언니는 맞지만 우리집 '식모'라서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계솔 반말지꺼리만 해대는 친구의 버르장머리 없음과 기고만장이 평소행동이란걸,

아무렇지도 않게 반응하는 향순언니를 보면서도 알 수 있었다.

내 탓도 아니었지만 이후로 나는 향순언니만 보면 이상하게도 고향언니들이 생각났고, 

볼때마다 더욱 공손하게 대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시골 살적에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친구 언니들이 대구의 방직공장 같은 곳으로

일찌기 돈벌러 나가는 것을 보아왔던 터라, 

객지에서 식모살이 하는 그 향순언니를  고향 친구 언니들과 동일시했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도... 

환경이란 것이 시근도 들게 하고, 철딱서니 없게도 만든다는 걸 나는 그때부터 알았던 것 같다. 

 

떡볶이 얘기 하다가 엉뚱한 곳으로 샜다.ㅎㅎ

 

 

큰아이가  집에 오고 싶었노라며 빗속에 왔다.

오랫만에 떡볶이 먹고 싶다는 녀석,

혼자일 때는 잘 만들지 않다가도 같이 먹어줄 이만 있으면 신나서 만들게 되는 음식들..

먹는 즐거움에 만드는 즐거움까지 더해 맛있는 행복이 된다.

 

한국인의 길거리 음식 1호로 사랑받은 주전부리 떡볶이.

요리에 왕초보여도 한 번 만들어 보면 금새 만들수 있다.

재료는 여건대로 준비하고 큰 냄비에 물 넉넉히 잡아 고추장, 고춧가루, 설탕, 매실즙,

 소금또는 간장으로 알맞게 간 한 뒤 일단 한 번 끓인다.

 

 

먹기좋은 크기로 자른 떡부터 넣는다.

떡이 딱딱하다면 일찍 넣고 물렁하다면 야채랑 같이 넣어도 된다.

이 떡은 냉동실에서 잠자던 떡을 상온에서 해동 시킨 것이라 일찍 넣어 주었다.  

 

 

떡이 어느 정도 익어갈 무렵 어묵도 넣어서 한소끔 살짝 끓여준다.

나머지 야채들 넣어서 먹기 좋게  볶아 내면 된다.

 

 

 삶은 계란을 넣어 반으로 뚝 잘라 양념에 살짝 적셔 먹는 맛도 별미다.

간식거리지만 한 끼 식사대용으로도 괜찮은 음식.. .

늦은 밤 출출할때나 아이들이나 아내를 위해서 무언가 해주고 싶을때

아니 아직 떡볶이를 한번도 안 만들어 보지 못하신 분들 있다면 참고하시길...

 

왕초보라도 쉽게 만들수 있답니다. 

맛있게 만들어 드세요.. ㅎㅎ

맛있는 건 행복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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