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소박하고 편안한 찬, 대체로 나물반찬류가 다 그런 것 같다.
편안해 보이는 건 속에 들어가서도 그 만큼 편안하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추석전에 캐기 시작하는 고구마줄기가 한창 무성할 때다
통통하게 살 오른 줄기를 곱게 손질해서 볶음 나물을 만들어 봤다.
비빔밥 나물로도 좋고, 무엇보다 섬유질 덩어리 여서 맘에 드는 찬이다..
손이 많이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하는 찬이기도 하다.
고구마 줄기는 껍질을 벗기면 손이 시커멓게 되어 껍질 벗겨 놓은 것만 사 먹었는데
며칠 전 어느 식당에서 손님 없는 틈에 아주머니께서 고구마 줄기를 벗기고 계셨는데
가만보니 줄기를 살짝 데친뒤에 벗기고 계셨다.
당연 손에 묻지 않는 방법이라고 했다..
나도 한 번 해 볼요량으로 단으로 구입 소금물에 살짝 데친 뒤 벗겨보니
깨끗하게 잘 벗겨지기도 하고, 손도 깨끗하다. 아는것의 편리함이라니... ㅎㅎ
데친 뒤 찬물에 씻어서 열기를 바로 식혀야 색이 곱다.
껍질 벗긴 것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뒤 마늘다진것, 매실청, 홍고추, 소금, 참기름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볶기 전에 들깨가루를 물에 풀어 놓는다.)
팬에 기름을 두른 뒤 무쳐놓은 나물을 살짝 볶다가 들깨가룻 물을 넣어서 한번 더 볶아준다.
주의사항이라면 오래 볶으면 색이 갈색으로 변해서 영 아니올시다가 되므로
적당히 볶을 것과 애벌로 데칠 때 거의 다 익히는 것이 포인트다..
손이많이 가는 찬류를 만들때
'먹고 나면 그만인 걸' 이렇게 시간을 할애히야 하나
이 시간에 신문 한 장 더 보는게 더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때도 있다.
그렇지만 또 만들어 놓고 보면 손이 간 만큼 이쁘고 뿌듯한 것이 요리다.
정성과 시간이 음식에서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