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가을 무와 배추농사 2

구름뜰 2010. 9. 27. 09:22

 

 

사흘에 한 번 정도 배추 밭에 물을  주러 가는데,

부지런한데다 의욕까지 넘치는 이웃 덕분에 언제나 한 발 늦다.

어제도 물은 다 주어가니 새참을 해오라는 특명이 떨어졌고 국수라도 삶아서 가고 싶었지만

워낙 늦은 점심이라 김밥집 김밥으로 점심을 떼웠다. 이제는 물 주러 갈 때는 먼저가기 없고,

출발할때 문자로 알리기로 약조를 했다.ㅎㅎ

 

 

 

밭에 가면 기분이 좋다.

사나흘 만이지만 조금씩 자라고 있는 것들을 보는 재미는 여간 아니다.

아직 고된 일을 제대로 해보지 않아서 이런 맘인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신난다.

내년에는 고구마 농사를 지어 보기로 영농계획을 세웠으니 흙을 보며 부풀어가는 꿈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는 격'인지는 모르지만 그렇더라도 좋다.. ㅎㅎ

 

 

무럭무럭 잘 자라는 배추, 물만 열심히 주고 있건만,, 기특하다.  

 

 

이 무 순도 칭찬 듬뿍 물 듬뿍이다.

 

 

남는 이랑에는 올라 오는 데로 뽑아 먹을 요량으로 무씨를  뿌렸다.

그리고 사진 우측으로 늦었지만 상추, 뒷쪽으로 시금치.. 그리고 쪽파도 심었다.

작물 수가 자꾸 늘어간다. ㅎㅎ

요 무순들은 조금만 더 자라면 솎아 먹을 계획이다.

된장찌게에 두부 넣고 자박자박 끓여서 쓱쓱 비벼 먹을 생각을 하니..

캬아.. 군침 돈다.

 

 

 

잔파(쪽파)다

어린 순들이 봄 날 대지를 뚫고 올라오는 새순들 같다. 기특한 모습이라니.. ,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아직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고 여린 순들이다..

 

 

밭가에 난 호박 덩쿨에서 딴 호박이다.

인심좋은 호박 주인이 눈에 띄면 따 먹으라고 승인해 준 호박이다.

 

토종 알밤은 밭 옆 야산 밤나무 밑에서 주운 것인데

겉 껍질을 벗겨내고 보늬를 앞니로 긁어낼 때의 그 떫은 맛은 싫지만,

까서 한 입 톡 털어 넣을 때의 맛은 정말 맛나다.

잠깐 주웠는데도 넷이서 줍다보니 꽤 많이 주웠다.

 

다람쥐 먹이를 가로 챈건 아닌지 모르겠지만 도토리도 많으니

녀석이 밤은 우리에게 양보해도 될 것이리라.. ㅎㅎ.

 

 

 

배추밭 옆 가지밭 주인은 가지가 탐스럽다 인사말만 건냈을 뿐인데 듬뿍 따 주셨다.

못 따 먹어 넘쳐나는 지경이라며 달라고 하지 않음에도 필요하지 않으냐고 할 만큼

눈으로 찜 만하면 ㅎㅎ

끼꺼이 다 얻어 먹을 수 있는 인심이다. ㅎㅎ

 

 

밭에 가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흙이 우리에게 무한으로 베풀어주는 것들 앞에서

좋은 것 닮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닮아가고 그것이 인심을 변화시키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 아닌지 모르겟다. ㅎㅎ

이렇게 주렁주렁 열매 맺어 주는 대지의 기운속에선 누구나

그저 감사하는 마음이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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