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가을 무와 배추 농사를 시작하며..

구름뜰 2010. 9. 20. 21:19

휴경지를 이용하여 지인 서너팀이 합심, 

올 가을 김장용 무와 배추는  우리 손으로 농사지어 보자며 의기 투합을 했다.

작년에 농사를 지어 본 분이 한 분 있고 나머지는 다 왕초보지만

그 분을 믿고! 지도 아래 시작한 일이다.

 

 

요 무순은 씨를 뿌린지 5일 정도 된 것이다.

얼마나 신기한지. 이 무가 늦가을쯤 되면 내 무다리 보다 더 튼실하게 자랄 것이란 생각을 하면.

씨앗의 힘도 놀랍고 흙(땅)의 힘도 놀랍고, 기대가 된다. ㅎㅎ

 

 

 

배추는 모종을 400 포기 했는데  모종한지 사흘 된 것이다.

이것이 아름드리 어른 품으로도 한아름이 될 김장용 배추가 된다고 하니

얼마나 신기한지..

 

 

이번 가을은 이 농장으로 인해

가을 무와 배추의 성장을 제대로 지켜보게 되었다.

 

 

어제 낮에 넷이서 등산화에 모자로 단단히 준비해서 물주러 갔었다.

듬뿍 듬뿍 인심좋게 주고 왔는데,,

맙소사! 오후 6시 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건 반갑다고 해야 하는지.

낮에 괜한 짓을 한 건가 싶기도 하고,,

농사는 반은 하늘이 짓는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일기예보는 오늘부터 온다고 했는데..

그 새를 못 참고 물주러 간 것이었다. ㅎㅎ

 

 

노후에 농사를 지을 생각을 해 보진 않았지만 경험 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이 모습에서 가을이면 서로 몸을 부대낄 정도로 자랄거라는 것은,

정말 상상도 잘 안되지만 두어 달 열심히 물주고 비료주고 하면 된다고 하니..

기대만발이다.

 

 

파도 이렇게 밭가에다 심어 놓았는데 이것이 든든한 대파로 자란다고 한다.

 

 

파를 심어놓은 밭둑 아랫쪽으로 이렇게 맑은 도랑물이 흐르고 있다.

물가에 잘 자라는 여뀌도 있고 우리 산하의 야생초들이 눈에 띄었다.

 

 

여뀌의 핑크빛은 참 예쁘다.

도랑가 등 습한 곳에서 잘 피는데  정겨운 풀이다.

옛날 고향 도랑가에도 이 풀은 참 많았다.

황대권 선생님은 장마철에 비오고 나서 도랑가에 고기잡으러 가면

고기들이 숨어들고 발에 손에 걸려서 귀찮은 풀로만 기억된다던..

 

 

달개비도 습한 곳을 좋아하는 풀이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이쁜 모양이 없고 약간 흐트러져서 핀 것들 뿐이었다.

 

 

 

요건 까마중이다.

요것이 익으면 까만 열매가 열리고 어릴적에 따먹거나 터트리며 놀았던 기억도 있다.

 

 

밤이 아직은 이른것 같았다.

마지막 햇살에 맘껏 영글어가는, 

꿈이 영그는 한나절이다.

 

 

계란 후라이를 닮은 꽃,ㅎㅎ 개망초다.

우리 산하 어디에나 지천인 꽃,

너무 흔하디 흔해서 꽃중에서 가장  잡초 같은 꽃,,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이 곳을 늦가을 수확기까지 참새 방앗간 할것같다. 

배추가 400포기 무도 배추 만큼 넉넉히 심었다. 

녹록치 않은 일이지만 부지런한 지인들이어서 협동 농장 운영을 잘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주말이면 모여 노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면이 없잖아 있었는데 ㅎㅎ

이렇게 생산적인 일을 하게 되었으니 반가운 일이다

 

밭이랑을 보는 농부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농산물을 가꾸면서 어떤 마음이 되는지 제대로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영농일지 쓰듯 무, 배추의 생장에서 올 겨울 김장까지 한 번 기록으로 남겨 볼까 하는 생각이다.

 

밭이랑을 보는 마음이 흐뭇하다.

초보 농사라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잘 모르지만,

이랑마다에 심어둔 꿈은 마냥 부풀어가고 있으니.. ..

지금은 그  꿈 만으로도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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