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저편의 밝은 곳으로 가기 위해
쉼없이 유리창에 부딪히며 애를쓰는 파리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다 목숨을 잃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그런 것을 바보짓이라고 생각하며
어두운 곳에 죽치고 않아 있은 파리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길을 택할 것인지는 파리들 자신이 알아서할 일이다. 하지만 진실은 있다.
어둠 속에 죽치고 앉아 있는 파리의 기념비가 세워졌다는 얘기는
파리들의 역사 그 어디에도기록되어 있지 않으니까.
-위대한 똥파리 중에서
<아지즈 네신>의 삐뚜룸한 세상 이야기.
그의 문학 세계는 '풍자'라는 말로 간단히 표현될 수 있다고 한다.
문학이라는 창을 통해 정치와 교육 종교 문화 사회문제 등
여러분야를 한눈에 조명해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젊은 파리 한마리가 있었다 .
밝은 곳으로 나가기 위해 쉬지 않고 날갯짓을 하는 젊은 파리.....
아까부터 그 젊은 파리는 계속해서 유리창에 몸을 부딪히고 있었다.
그는 유리창 저편으로 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었다.
유리창 너머는 아직 밝기 때문이었다.
끊임없이 유리창에 부딪히면서도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시도를 하였다.
의욕도 넘치고 힘도 넘치는 파리였다.
그는 어떻게 하면 밝은 바깥으로 나랄 수 있을지 그것만 궁리하였다.
다른 파리들은 나이와 경험이 많을 뿐더러 학식까지 풍부했다.
그들은 유리창에 헛되이 부딪히는 젊은 파리에게 짐심어린 충고를 하였다.
"쓸데 없는 짓하지 마라. 나갈 수 없으니까."
젊은 파리가 대답했다.
"하지만 전 이 어두운 곳에 갇혀 있을 수 없어요. 보세요. 밖은 아직 훤하잖아요.
저는 밝은 곳으로가고 싶어요."
"네가 지금 부딪히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겠느냐? 그건 유리라고 하는 거란다.
유리는 투명해서 이쪽에서 저쪽을 볼 수 있지. 이쪽에서 저쪽이 보이기 때문에
너같은 젊은 파리들은 아무것도 없다 생각하고 계속해서 부딪히는 거란다."
젊은 파리가 대답했다.
"옛날에는 유리가 뭔지 몰랐어요. 하지만 머리와 날개를 계속 부딪히면서
이제는 그것이 어떤 것인지 저도 알게 되었어요."
- 위대한 똥파리 중에서
14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네신의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이 책은 어른에게도 좋지만
어린이들이나 청소년 자녀와 함께 읽기에도 좋을 것 같다.
책속에 등장하는 동물들, 파리를 비롯 거세당한 소 이야기나 당나귀 양, 여우들의 이야기가
우화지만 우화가 아닌 잔잔한 메세지를 준다.
위대한 똥파리에서 젊은 똥파리는 자신이 있는 곳(지하 방)에서
밖은 아직 해가 지기전인 밝는 모습을 보고, 그곳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과정과.
그것을 쓸데없는 짓으로 치부하는 학식있고, 경륜, 연륜있는 파리들과의 이야기다
결국 젊은 파리는 유리창에 부딪쳐서 죽고,
그가 죽고난 다음에서야 모든 파리들은 그의 영웅적 행동을 잊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사람살아가는 모습을 우화를 통해서 '이러이러 해야하지 않을까'
내지는 '이러이러 해야한다' 는 가치존립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글들이다.
'어린왕자'처럼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주제)에 관해서 토론하다 보면
얻을것이 정말 많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이 세상의 만물에게는 각자 자신의 역할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은 말을 하고, 당나귀는 짐을 나릅니다.
세상의 만물은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를 테면 사람이 말을 하고, 당나귀가 짐을 나르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요.
당신들은 사람의 역할을 당나귀에게.
당나귀의 역할을 사람에게 부여하려고 햇습니다.
그것은 평범하지 않은 일입니다.
평범하지 않은 일은 서커스에서나 멋지지요.
하지만 세상은 서커스가 아닙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자신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둘러본후 다시 말을 이어갔다.
"사람에게 훌륭하고 바른 말을 많이 하도록 하고,
당나귀에게 많은 짐을 지고 먼 거리를 갈 수 있도록 만든다면
인류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신들은 비범한 것에 대한 호기심에 휩싸여
사람을 당나귀처럼 울게 만들고 당나귀가 사람처럼 말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사람들 중의 한 명이 그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이제 저희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람이 사람의 일을 하고, 당나귀가 당나귀의 일을 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일을 더 훌륭하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이끌어 주시오."
그 이후 사람들은 사람답게 말하고, 당나귀들은 당나귀답게 짐을 운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당나귀처럼 울었던 사람들은 다시 사람처럼 말하려고 노렸햇다.
말하는 것에 익숙해진 당나귀들이 다시 당나귀처럼 우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존재들이 자신의 역할을 더 잘 하려 애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당나귀는 당나귀 답게 중에서
옛날 어느 나라에 당나귀 전문 조련사가 있었다.
어느날 그가 사는 마을을 찾은 서커스 단에는 다른 동물들은 다 있지만 당나귀는 없었기에,
서커스단 단장은 그에게 새로운 제안을 한다.
돈은 얼마든지 줄 터이니
"당나귀를 말을 할 수 있도록 조련시켜 달라"고 한다.
이후 그는 당나귀를 말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였고 그 일은 대박이 된다.
당나귀는 처음엔 겨우 말만 하다가 문장도 말하고 연설까지 하게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나라에는 말하는당나귀가 넘쳐나기 시작하고
사람들의 흥미를 더이상 끌지 못하게 되자 단장은 이제는 반대의 요구를 한다.
"사람이 당나귀처럼 울 수 있게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그가 훈련시킨 사람은 당나귀처럼 울게 되고 또 대박을 터트린다.
한때 말하는 당나귀가 유행했듯이 이제는 당나귀처럼 우는 사람이 유행하게 되고,
그 유행으로 세상은 엉망진창이 되어 갔다.
당나귀는 일하지 않고 사람도 본분을 잊어버렸다.
그들은 혼란스러워했고 파멸로 치닫다가 지혜로운 사람을 찾아가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 묻는 과정이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본분!을 잊어버린 상황을 우화로 편안하게 풀어놓은 글이다.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로다' 처럼 산은 산으로 물은 물로 볼 줄 아는것,
진리는 어떤 절대자에 의해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생각할수 있는 것들이고 만들어가는 것임을 생각케한다.
당나귀가 사람말하고 사람이 당나귀 말하는 세상이 어찌 온전한 세상일까.
여기서 당나귀 조련사가 아무리 달콤한 제안을 받았더라도 그가 당나귀 전문가이므로
사람말을 교육시키는 그런 제안은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히지 않을까.
지도자의 몫이 얼마나 지혜로워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일면같다.
당나귀지만 사람처럼 사람말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고,
그런 지도자를 만나면 시간문제지 위 사례처럼 엉망진창! 이되는 것은 뻔한 일이 아닐까!
지도자의 함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글인것 같기도 하다.
당나귀를 가장 잘 아는 조련사가 당나귀를 당나귀 답지 않게 만들었으니..
세상은 어쩌면 당나귀를 당나귀로만 볼줄아는 사람들보다
당나귀를 조련할아는 전문가들(일명 아는것이 많은! 똑똑한 )때문에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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