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거기도 눈 왔나요?

구름뜰 2010. 12. 18. 09:09

 

 

거기도 눈 왔나요?

여긴 함박눈 내렸습니다.   

첫눈입니다.  반가운 걸 보니

많이 기다렸나 봅니다.. 

 

아이들 눈장난으로

아파트 주차장이 활기가 넘칩니다.

저리도 좋아하는 걸 보니

녀석들도 많이 기다렸나 봅니다.

 

안개가 무겁게  내려 와

네온사인 까지 삼킨듯한  밤풍경이 생경스럽습니다.

어른들은 귀가를 서두르고

아이들은 출가를 서두릅니다.

 

집을 나섭니다.. .

슬리퍼에  맨발인 아이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습니다.

"발 시렵지?"

"아니요 괜찮은데,, 공차니까 아파서 운동화 신을려구요."

양말은 신을 필요 없고, 운동화면 충분하다는 듯

빨간 맨살을 내 놓고도 천연덕 스럽게 멀쩡한 아이 때문에 

무장 한 내 모습이 머쓱해 집니다...ㅎㅎ  

 

거북이로 걷는데 토끼처럼 스쳐가던 중학생,

'꽈당' 넘어지고 휴대폰이 날아 갔습니다.

괴성은 내가 지르고 소년은 앉았다 일어나기 하듯

가던 길 그냥 가더군요.. ㅎㅎ  

 

몇 년 전,

눈길에 미끄러져 꼬리뼈 금 갈뻔 한적 있는 나는,

사흘쯤 못 일어난 적 있는 나는,

거북이여야 합니다.

완전무장이고, 거북이지만,

마음은, 

마음만은 童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마음만..

말입니다.. .. 

 

 

 

 

 

'사람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정(校正)지를 보면서...  (0) 2010.12.21
'집밥' 이라는 것!  (0) 2010.12.19
국화꽃 두송이  (0) 2010.12.15
시란 무엇일까?  (0) 2010.12.01
중 2 아들의 문자를 보면서 ..   (0) 2010.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