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도 눈 왔나요?
여긴 함박눈 내렸습니다.
첫눈입니다. 반가운 걸 보니
많이 기다렸나 봅니다..
아이들 눈장난으로
아파트 주차장이 활기가 넘칩니다.
저리도 좋아하는 걸 보니
녀석들도 많이 기다렸나 봅니다.
안개가 무겁게 내려 와
네온사인 까지 삼킨듯한 밤풍경이 생경스럽습니다.
어른들은 귀가를 서두르고
아이들은 출가를 서두릅니다.
집을 나섭니다.. .
슬리퍼에 맨발인 아이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습니다.
"발 시렵지?"
"아니요 괜찮은데,, 공차니까 아파서 운동화 신을려구요."
양말은 신을 필요 없고, 운동화면 충분하다는 듯
빨간 맨살을 내 놓고도 천연덕 스럽게 멀쩡한 아이 때문에
중무장 한 내 모습이 머쓱해 집니다...ㅎㅎ
거북이로 걷는데 토끼처럼 스쳐가던 중학생,
'꽈당' 넘어지고 휴대폰이 날아 갔습니다.
괴성은 내가 지르고 소년은 앉았다 일어나기 하듯
가던 길 그냥 가더군요.. ㅎㅎ
몇 년 전,
눈길에 미끄러져 꼬리뼈 금 갈뻔 한적 있는 나는,
사흘쯤 못 일어난 적 있는 나는,
거북이여야 합니다.
완전무장이고, 거북이지만,
마음은,
마음만은 童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마음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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