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기

인생 사용 설명서 - 김홍신

구름뜰 2011. 3. 31. 09:39

 

 

1장 당신은 누구십니까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건 결코 나쁜 게 아닙니다.

하지만 가져서는 안 되는 걸 가지려고 하거나

갖기 어려운 걸 노력없이 가지려 한다면 갈등에 휩싸이고 주눅이 들게 마련입니다. 

소유하려는 욕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남보다 많이 갖지 않아도 비교하지 않습니다.

온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이 더없이 존귀하기에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그래서 소박하게 살면서도 만족하고 행복해 합니다.

- 끌고가는 사람 끌려가는 사람 중에서

 

 

 

오늘 아침 창밖을 보니 개나리가 활짝 피었습니다.

저것들이 꽃봉오리 맺어있는 동안 나는 한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음을 이제사 깨닫습니다.

이렇게 놓치고 사는 것, 스쳐지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하더군요.

 

"그 곳에 개나리가 피었느냐?"고

어제 멀리 사는 친구가 묻길래

나는 "아직!"이라고 했습니다.

 밤새 피운것도 아니고 저리 필려면 며칠은 준비했을 터인데

 내 무심을 비웃듯 얼마나 활짝 피었는지요.

소식 전합니다.

"이곳엔 개나리가 활짝 피었습니다. "

 

<인생사용설명서>는 2009년 나온 김홍신의 산문집이다..

2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고 술술 잘 읽히는 내용이다.

작가는 첫머리부터 "지극히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주변에 감사하라는 것,

오늘의 내가 존재하기까지 많은 분들의 따뜻한 시선과 보살핌이 있었다는 것,

이제부터 그 빛을 갚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들어있는 책이다.

 

한아이가 반듯하게 성장할려면 무려 30여명의

주변사람들의 따뜻한 응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시골같으면 마을 사람들 모두가 아이에게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될 것이다

본문 내용중에도 멘토가 없다고 하지 말고, 내가 멘토가 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받지만 말고 줄 수 있는 곳을 찾으라는 얘기 같다.

 

책속 지미있고 유익한 부분 올려봅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크게 누리고 많이 가졌지만 나라의 명예를 실추시킨 인물로 추락했고,

소박한 삶을 산 김수환 추기경과 성철 대선사는 우리 시대의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세상에 빛을 남기고 가신 분들이 얼마나 많으며,

지금도 세상 곳곳에서 우리를 기쁘게 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저는 아름다운 사람, 바른 일, 보탬이 되는 삶,

세상을 향한 사랑에는 끌려다닐 수 있지만

담배 따위에 끌려다니지는 말자고 결심했습니다.

- 행복의 기준 중에서

 

 

 

제 2장 왜 사십니까

나이든 어른들이 세월이 빠르고 인생이 덧없다고 말하는 것을 유심히 새겨들어야 합니다.

나이 든 게 아쉬워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인생이 기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세월을 붙잡고 더디 가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입니다.

즐겁게 사는 것이 세월을 더디 가게 하는 묘책입니다.

--세상을 둘러 보십시요.

나만큼 소중한 사람이 있습니까?

나는 우주에서 오직 하나뿐인 존귀한 사람입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면 기쁘게 웃을 수 잇지만 스스로 보잘것없다고 여기면

세상에 즐겁고 기쁜일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행복은 누리고 불행은 버리는것입니다.

소망은 좇는 것이고 원망은 잊는 것입니다.

기쁨은 찾는 것이고 슬픔은 견디는 것입니다.

건강은 지키는 것이고 병마는 벗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끓이는 것이고 미움은 삭이는 것입니다.

가족은 살피는 것이고 이웃은 어울리는 것입니다.

자유는 즐기는 것이고 속박은 날려버리는 것입니다.

웃음은 나를 위한 것이고 울음은 남을 위한 것입니다.

-인생을 진지하고 호방하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지혜입니다.

--열정의 놀라운 힘 중에서

 

 

제 3장 인생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자존심은 스스로 존엄하다는 걸 인정하고,

자신이 존귀하듯 나 아닌 다른 모든 것도 소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자신만을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은 자만심입니다.

 

당신 스스로 세상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 자존심이 곧 당신의 영혼입니다.

자존심에 상처가 생기고 일그러지면 주눅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주눅이 들었다는 것은 영혼이 누워 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든 당신의 영혼에 누워 있으라 한 적 없고,

주눅 든 채 살라고 한 적 없습니다.

당신 스스로 주눅이 들고 누워버렸을 뿐입니다.

 

 

 

4장 이 세상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혹시 인간의 향기를 맡아본 적이 있습니까?

몸은 향수를 뿌리거나 향내 나는 물건을 소지하면 상대에게 좋은 향기를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은 영혼은 쉽게 향기를 맡기 어렵습니다.

영혼의 향기는 영혼으로만 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한 번 떠올려 보십시오. 언젠가 누군가에게서 향기를 맡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첫사랑일 수도 있고 짝사랑했던 그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상대가 행복해서 눈시울을 붉혓던 순간이거나

그의 뜨거운 사랑을 느꼈을 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떠올려보십시오.

진정으로 그가 향기로울때는 언제였습니까?

인간애를 발휘하거나 어려운 이를 돕거나 고통스러워하는 누군가를 거들어주거나

아픈 이를 지극히 보살필 때이지 않았습니까?

 

자비는 다른 이의 고통을 해결해 주려는 심성이고,

자애는 다른 이를 기쁘게 해주는것이라고 합니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건 자애이고,

아픈 이를 조건 없이 보살피는 건 자비입니다.

바로 자애와 자비를 행사는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가

가장 크게 느낄 수 있고 가장 멀리 퍼져나가는 것입니다.

-인간의 향기 중에서

 

코베넌트 스쿨과 집중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 댈러스아카데미간의

여고 농구경기가 있었습니다.

이때 사상 유례가 없는 100:0의 진기록이 나왔습니다.

당연히 명문 사립학교의 대승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베넌트 스쿨의 카일 퀼 교장은

"명예롭지 못한 승리는 오히려 커다란 패배이며, 기독교적이지도 못하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지 못햇다'고 부끄러워햇습니다.

결국 코베턴트 스쿨은 농구 감독을 해임하고, 그 학교 임원들은 특수학교에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텍사스 지역 학교연합회에 명예롭지 못한 승리 기록을 삭제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승리는 아름다워야 합니다.

너그럽지도 않고 배려도 없이 오직 이겨야 한다는 욕심만으로 얻어낸 승리는 부끄러운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베푼 사람들과 욕심껏 갖기만을 원한 사람들의 말로를 쉽게 분별할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과 독립투사들은 베푼 인물들이기에 존경을 받지만,

친일파들, 역대 대통령들과 가신들은 힐난을 받습니다.

남의 것을 빼앗거나 많이 가지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베푼 사람은 승리자가 되고 빼앗은 사람은 패자기 되는 게 세상의 이치입니다.

 

더 깊이 세상을 살펴보면 부드러운 것이 강한 걸 이기고

기쁨이 슬픔을 이기고 희망이 좌절을 이기고 베풂이 욕심을 이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남기고 간 사랑 중에서..

 

 

 

 

5장 누구와 함께 하겠습니까

누군가를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것, 격려하고 성원하는 것,

정성껏 기도해 주고 상대가 힘겨울 때 함께 있어주는것 모두 멘토의 길입니다.

 

인생을 잘 살려면,

첫째 지혜로운 스승을 만나야 하고,

둘째 어려울 때 함께할 수 있는 벗을 사귀어야 하며,

셋째 다사로운  동반자를 두고,

넷째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바쳐야 합니다.

-인생의 마중물 중에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있습니다.

어느 학자의 견해처럼, 옷깃이 스치려면 두 사람이 끌어안아야 합니다.

한복의 옷깃은 턱 아래쪽의 쇄골과 흉간 부분에 있으니

두 사람의 옷깃이 닿으려면 가볍게 껴안는 것으로는 힘듭니다.

우리 선조들에게 '인연'이란 단순히 스치는 사이가 아니라

옷깃이 맞닿을 정도의 친숙한 관계를 뜻했던 것입니다.

 

인간의 주성분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하도 곱고 뜨거워서 인류 역사가 시작된 때부터 지구가 멸망하는 날까지

결코 사라지지 않는 고귀한 가치로 존재할 것입니다.

이성간의 사랑을 '홀로 사랑'이라고 한다면 그밖의 사랑는 '더불어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성간의 열정적 사랑은 누구나 한 번쯤은 치열하게 겪어야 할 당연한 인간사이고

지구를 짊어지고 가는 에너지이며 인류가 존재하는 까닭입니다.

사랑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입니다.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중요한 요소이자 숙제이기에

혼자보다 누군가와 함게 해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여럿이 함께 찾으면 쉬울 듯하지만 오직 두 사람만이 함께하려는 걸 보면

사랑은 '특정한 종속'을 원하는 듯합니다.

--나쁜 인연이란 없습니다 중에서

 

 

6장 지금 괴로운 이유는 무엇입니까

미국의 재판장에서 어느 판사가 빵을 훔친 죄로 재판을 받는 노인에게

왜 염치없이 빵을 훔쳤느냐고 물었습니다.

노인은 사흘을 굶었더니 오직 먹을 것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대답했습니다.

결국 판사는 벌금 10달러를 선고했습니다.

노인의 딱한 사정을 인간적으로 용서하리라 생각했던 방청객들이 지나친 판결이라며 웅성거렸습니다.

그때 판사가 자신의 지갑을 꺼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10달러를 내야 할 사람은 나입니다.

그동안 좋은 음식을 너무 많이 먹은 것에 대한 벌금으로 말입니다."

 

그러고는 방청석을 향해 한마디 던졌습니다.

"노인은 또다시 빵을 훔쳐먹을지 모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그동안 좋은 음식을 먹은 대가로 조금씩 기부해 주십시오."

웅성거리던 방청객들은 기꺼이 호응했습니다.

이 일화는 훗날 워싱턴 시장이 된 리야 판사의 이야기 입니다.

그렇습니다. 베풂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기쁨을 나누는 묘약입니다.

 

 

 

 

7장 어떻게 마음 다스리겠습니까

"바람을 마주 보고 맞으면 역풍이지만 뒤로 돌아서서 맞으면 순풍이 된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뀝니다.

--깨달음을 얻은 날 중에서

 

희망을 놓치면 우울증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를 입증하는 실험이 있습니다.

쥐를 세그룹으로 나누어

첫째 그룹은 한 시간 내내 자극을 주고,

둘째 그룹은 자극을 주지 않았으며,

셋째 그룹은 자극을 주다가 멈추기를 반복했습니다.

 

실험결과 우울증에 걸리는 순서는 첫째, 둘째 그룹이었다고 합니다.

첫째 그룹은 자극 때문에 희망을 잃었고,

둘째 그룹은 무위도식에 취해 희망을 꿈꾸지 않게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셋째 그룹만이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그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자극을 받아 괴롭지만 열마쯤 지나면 편안해질 것을 믿기에

쉽게 우울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그 믿음은 곧 희망입니다. 인생은 결코 순탄하지 않습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괴롭히고 아프게 하고 슬프게 하는 자극들이 무수히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그런 자극들이 나를 강하게 만들고 건강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드는 디딤돌이 됩니다.

 

돼지의 엔도르핀 1밀리그램을 추출하여 해산하는 여인에게 주사하면

고통이 사라진다는 기사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엔도르핀의 가격은 무려 2천만 원을 호가한다고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면 엄청난 양의 엔도르핀이 생성된다고 합니다

사랑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희망이기 때문에 엔도르핀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습니다.

-행복에 이르는 일곱가지 방법 중에서

 

 

 

 

인연 -김홍신

 

칠석마다 옥황상제 따님이

금강산 천선대에 사뿐 내려앉아

비단결로 땅내음 맡고

올라간다 하더이다.

 

비단결에 금강산이 다 닳으면

한 겁이 되고

그렇게 금강산 억 개가 닳으면

억겁이 되고

그제서야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고 하더이다.

 

부서진 해적선 뱃머리의 송판 한 조각

파도에 밀려다니며 세월을 얽어

관솔이 빠져나간 구멍 하나

생겼다 하더이다.

 

천년에 한 번 숨 쉬는 거북이

깊은 바다 속에서 솟아올라

숨 한 번 마악 쉴 참에

왜 하필 거북이가 그 구명에

머리를 내밀고 숨을 쉰단 말이오.

 

인연이란 그렇다 하더이다.

-억겁의 우연끝에 만난 사람들 중에서

 

 

 

본문 내용에 있는 저자의 '인연'에 대한 시 입니다.

인연이라는 말 참 쉽게 하지요.

그런데 이 글을 읽다 보니..

숨쉬는 일조차 인연같고, 생각조차 인연같습니다.

창밖 만개한 개나리가 이 아침에서야 눈에 드는 것도

저것과 나의 인연이 오늘 아침이 아닌가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

마음속에 담아 두었거나 지금 나누고 있거나

맘껏 일상에서 부때끼며 살거나

그 모든것이 인연에 의한 것이라는 것,

참 고마운 일입니다.

 

악연도 없진 않겠지요.

하지만 이 생에서 바꾸고 승화시키며 살아가야겠지요. 

덕분에 마음공부, 몸공부, 정신공부도 늘어가는 날들이 될 테니까요.

 

살아있다는 것은 사랑할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

사랑하십시요 많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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