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마음의 내과

구름뜰 2011. 7. 12. 09:45

 

 

 

 

이 말이 그 말로 들릴 때 있지요

그말도 이 말로 들리지요 그게 마음이지요

왜 아니겠어요 몸피는 하나인데 결이 여럿인것처럼

이 사람을 귀신이라 믿어 세월을 이겨야 할 때도 있는 거지요

사람 참 마음대로지요

사람 맘 참 쉽지요

궤짝 속 없어지지 않은 비린내여서 가늠이 불가하지요

두 개의 달걀을 섞어놓고 섞어놓고

이게 내 맘이요

저것이 내 맘이요

두 세계가 구르며 다투는 형국이지요

길이가 맞지 않은 두개의 자이기도,

새벽 두 시와 네 시 사이이기도 하지요

써먹을 데 없어 심연에도 못 데리고 가지요

가두고 단속해봤자 팽팽히 와글대는 흉부의 소란들이어서

마음은 그 무엇하고도 무촌(無寸)이지요.

-이병률 (1967~ )

 

 

마음은 편식증 환자이거나 난청,

자기 좋은 말만 골라 먹고,

결별의 선언도 빙빙 돌아온 고백으로 듣는다.

 

마음은 비행청소년,

몸이 하나여서 그 사람과의 거리를 줄일 수 없으면

마음은 몸에서 가출해서 그 사람을 찾아간다.

 

기어이 없는 그를 내 앞으로 끌고 오는 마음은 박수무당,

혹은 마음은 생선을 운반한 궤짝,

그는 네 마음에서 헤엄처 나간지 오래다.

 

그래도 마음은 쌍란,

어느 게 네 것이고 어느 게 그의 것인지 구별할 수 없으리라.

그와 나는 애초에 기준이 달랐다.

마음은 새벽 세 시여서 잠들 수도 깨어 있을 수도 없는 전전반측이다

 

혹은 자습하라고 놓아둔 교실,

와글거리는 게 심장박동인지 속삭임인지 마음은 구별할 수가 없다.

그래서 마음은 무촌, 일촌이라면 누구든 맺어두고 공개라도 했지.

이상 내과 진단서 끝

-권혁웅

 

 

시가 재밌다.

마음을 잘 묘사하였다..

 

마음은,,

이말도 그말로 들리고 그말도 이말로 들리는 그게 마음,

하나인데 여럿인 것처럼, ,

단속해봤자 더 팽팽히 와글대는 흉부의 소란들

마음은 그 무엇하고도 무촌(無寸)이지요.

 

시평도 재밌다.

마음은 편식증 환자이거나 난청,

자기 좋은 말만 골라 먹고,

비행청소년, 몸에서 가출해서 그 사람을 찾아간다.

없는 그를 내 앞으로 끌고 오는 박수무당,

혹은 생선을 운반한 궤짝,

그는 네 마음에서 헤엄처 나간지 오래다.

쌍란, 어느 게 네 것이고 어느 게 그의 것인지 구별할 수 없으리라.

잠들수도 깨어 있을 수도 없는 전전반측이다 

혹은 자습하라고 놓아둔 교실,

와글거리는 게 심장박동인지 속삭임인지 구별할 수가 없다.

그래서 무촌, 일촌이라면 누구든 맺어두고 공개라도 했지.

 

와글대는 흉부의 소란들,

자습하라고 놓아둔 교실.

어릴적엔 몸이 번잡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마음만 번잡하다..

가끔 어른이라 다행이다 싶을 때도 있지만

그 반대일 때도 있다.

'시와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가슴을 준비하세요  (0) 2011.07.18
나는 시를 쓴다   (0) 2011.07.13
가시는 생각, 오시는 생각  (0) 2011.07.06
  (0) 2011.07.05
함께 있으면 좋은사람  (0) 2011.07.01